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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달 30일 '국내 회계감사업계의 AI 기술 활용 현황 및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1회 AI혁신감사인증포럼'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포럼은 600여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웨비나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는 한양대학교 나현종 교수와 정태진 교수가 '국내 회계감사업계의 AI 기술 활용 현황 및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AI 기술의 감사 절차별 활용 현황 △AI 기술이 감사품질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전문 회계사 단체의 AI 기술 관련 활동 △국내 AI 기술 활용 현황 설문조사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역할 제안 등에 대한 주요 논점과 시사점을 제시했다.
나 교수는 "AI 기술이 업무의 수임부터 감사 보고까지 감사업무 전반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실증절차 단계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전체 거래를 분석하는 등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사품질 측면으로는 AI가 예측 능력과 증거 수집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감사인의 역량 향상에 기여하나, 감사인의 독립성 및 고객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공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 AI 기술 활용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특히 대형 회계법인과 중소형 회계법인 간의 도입 수준 및 투자 여건 등에서 뚜렷한 격차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교육을 통한 감사인들의 역량 강화와 함께 상대적으로 AI 기술 도입이 어려운 중소형 회계법인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AI 감사 도입 가이드라인 및 윤리 프레임워크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에서는 AI 기술이 감사 현장에 안착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고객 데이터 보안 확보'를 꼽았다.
토론자 다수는 "AI 도구를 감사에 활용하려면 고객 데이터에 대한 보안이 우선 확보돼야 한다"며 "AI 도입으로 감사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데이터가 늘어나 피감사기업 입장에서 민감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도구의 신뢰성과 윤리성 확보도 주요 논의 주제로 부각됐다. 앞으로 AI 도구의 신뢰성과 적정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감사인의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AI 도구 인증 프레임워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감사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것이 윤리적 문제를 낳을 수 있는 만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AI 윤리 강령 등 데이터 활용 지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감사 현장에서 AI 도구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토론자들은 "AI 프롬프트 사례 수집, 해외 사례 공유, 감사 데이터 표준화 등 AI 활용 기반 마련을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기관의 지원 노력도 소개됐다. 금융감독원은 "디지털 감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감사 도입 지원 TF'에서 다양한 이슈와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한공회와 함께 세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며, 디지털 감사 활용 시 회계법인의 품질 관리 노력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