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평화로 가는 길, 우크라와 함께 결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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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동부 치브닝 하우스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각국 대표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을 논의했다. 한 유럽 측 관계자는 회의에서 유럽이 별도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패싱'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측은 휴전이 모든 절차에 앞서 이뤄져야 하며, 영토 교환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고, 확실한 안보 보장이 담겨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반대 제안을 미국에 제출했다.
한 유럽 협상가는 "전투가 한창인 상황에서 영토를 내주는 방식으로 절차를 시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미국 관리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수 시간'의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향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모색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도 환영했다고 다우닝가 대변인은 밝혔다.
치브닝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의 모든 주장이 경청됐다"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로 가는 길은 반드시 우크라이나와 함께 결정돼야 한다. 이것이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점령자에게 땅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영토 양보도 거부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스타머 총리와의 통화 후 엑스(X·구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게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워온 우크라이나인들을 배제한 채 결정될 수 없다"며 "유럽의 안보가 걸려 있는 만큼, 유럽도 반드시 해결책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이번 평화 추진에 대해 "전쟁을 멈추기 위한 처음으로 비교적 현실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의구심이 있다"며 "새롭게 약속되는 조치들이 우크라이나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