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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적자 늪 LCC, 통합 發 재편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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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8. 10. 16:04

진에어 B737-800 (4)
진에어 B737-800/진에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반기 실적이 진에어를 시작으로 공개되면서, 업계 전반의 구조적 위기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고환율과 단거리 노선 위주의 치열한 경쟁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M&A 등 대규모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습니다. 진에어 뿐만 아니라 업계 1위인 제주항공과 새 주인을 맞은 티웨이항공 등이 모두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항공유와 리스료 등 외화 지출 부담이 커진 데다, 일본·중국 등 단거리 노선 중심의 경쟁이 심화된 것이 직격탄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파리타항공이 국제선 운항에 합류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현재 국내 LCC는 총 9개사로, 상반기 기준 전체 국제선 여객의 35%가 이들의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운임 경쟁, 환율 부담과 최근의 사고들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리며 전반적인 수익성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재무 상황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비상장 LCC들은 대부분 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으며, 상장사들도 최근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에서 출혈 경쟁이 지속되는 한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결국 인수합병(M&A)이나 사업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을 계기로, 진에어를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지며 재편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인수하고, 타이어뱅크그룹이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한 새 주인 맞이가 한창입니다. 최근에는 이스타항공 또한 매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LCC업계 전반에 대한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재편이 LCC 업계의 '옥석 가리기'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여행 수요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업체들은 퇴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살아남은 업체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노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향후 LCC 시장의 판도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습니다. 재편 과정에서 장거리·중거리 노선 확대와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선점한 업체만이 고환율과 고비용의 이중고 속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 재편의 성패가 곧 업계 생존 지도를 결정짓게 될 전망입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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