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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1일 국회 본관에서 '한미 관세 협상 의미와 평가 긴급 세미나'를 열었다. 박성훈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말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번 관세 협상의 대미 투자 규모를 놓고 국가 재정과 외환 건전성에 심각한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 측에 제시한 4500억달러(약 620조원) 투자 계획이 단순한 민간 투자금인지, 융자·보증 등 정부 재정이 개입되는 성격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외환보유액이 4102억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국 투자를 위해 국가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을 놓고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실은 정반대"라고 했다. 그는 "일본·EU와 비교해 관세 우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합의로 그 장점이 사라졌다"면서 "관세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고된 사안인데, 지금까지 지원책 하나 못 내놓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미 관세협상을 무역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관세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이며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어느 수준까지 동참하느냐가 향후 관세 협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경제의 체질·외교 관계·안보 구조를 흔드는 복합 위기라고 진단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는 "자동차 수출의 51%가 미국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관세를 부과하면 수익성 악화가 32.5%에 달한다"며 "부품업체 금융지원, 미국 진출 비용 지원 등 정부의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