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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부도위기 면했다… DL케미칼, 2000억 증자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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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8. 11. 18:05

DL이사회, DL케미칼 유증 결정
한화와 갈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여천NCC 정상화 등 책임경영 실천"
부도 직전의 여천NCC가 기사회생했다. 공동 합작사인 한화와 달리 자금 투입에 난색을 표했던 DL이 결국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면서다.

11일 DL케미칼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여천NCC 지원을 위해 약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DL도 이사회를 열어 DL케미칼에 대한 1778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를 의결했다. 차입금 상환 여력이 없어 부도 위기에 처했던 여천NCC는 주주사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구사일생하게 됐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 50%씩을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최근 3년간 영업이익 적자가 누적됐다. 이달 21일까지 차입금 상환 등에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력으로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 1000억원의 이상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의 자금대여를 승인했으나, DL케미칼은 그간 결정을 보류해 왔다. 이미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유동성 위기가 찾아온 만큼 원인 파악이 먼저라는 입장이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지난 3월에도 여천NCC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DL케미칼은 업황 둔화 국면을 고려해, 한때 워크아웃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케미칼로선 신사업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 여천NCC까지 구제하기엔 부담이 크다. 중국발 저가공세로 범용 제품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회사는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DL케미칼이 올해 싱가포르에 준공한 폴리이소프렌 생산공장에는 약 5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야심차게 인수한 미국 자회사 크레이튼은 실적 악화로 일부 법인 청산과 지배구조 효율화에 돌입했다.

실적 악화와 지속된 투자로 DL케미칼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350%까지 치솟았다. 2021년 약 78%였던 것과 비교하면최근 4년간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DL케미칼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여천NCC 지원에 나섰다. DL 관계자는 "여천NCC의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여천NCC의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금 지원을 계기로 DL과 한화 간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앞서 한화 측은 DL의 자금 지원이 늦어지는 데 대해 '여천NCC 회생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압박한 바 있다.

이날 DL은 한화가 오히려 여천NCC의 자생력을 저해해왔다고 주장했다. DL관계자는 "여천NCC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는 한화는 무조건 싼 가격을 고집했다"면서 "DL은 여천NCC의 손익이 개선되는 조건을 제안했지만 한화는 이를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화 측은 "한화와 DL은 같은 가격에 원료를 공급받으며 2025년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 수준"이라면서 "한화가 DL에 비해 2~3배 많이 거래하지만 이에 따른 물량 할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화가 계약을 시장가격 수준으로 책정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법인세법 및 공정거래법에서 정하는 시가로서 거래하여 법위반의 소지를 제거하기 위함"이라면서 "이번 DL케미칼 유상증자 또한 자금 용도가 (계열사 지원이 아닌) 운영자금으로 기재되어 있어 실제로 자금 지원 의사가 있는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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