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개발 늦춰선 안돼…정부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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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숫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19일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은 적자 폭 확대에도 꾸준히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총 675억원을, LG화학은 4319억원(LG에너지솔루션 제외)을 R&D에 활용했습니다. 지난해 1~2분기 때와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거나 유사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전체 매출액 중 0.8%를 연구개발에 투입했습니다. 그간의 연구 실적을 들여다 봐도 고강도 신규 PP 제품 등 스페셜티 개발에 집중돼 있습니다. LG화학은 상반기 전체 매출의 4.4%를 연구비에 활용해 지난해(4.6%)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사실 현재의 업계 상황을 보면 기술 투자를 하는 것, 그러니까 돈을 쓰는 것 자체가 버겁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4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고 LG화학 역시 별도기준으로 685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매출도 기업별로 수천억원에서 1조원 가까이 지난해보다 줄었습니다.
이들 공장의 올해 가동률은 60~70%대로, 중국의 공급과잉에 밀려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입니다. 그럼에도 최종적인 목표인 스페셜티 개발에는 결코 손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모두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스페셜티라는 돌파구가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스페셜티 비중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전합니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수백개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선별과 방향 설정에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보조금 지원 등도 절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화학산업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정부에서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부는 기업이 노력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간신히 숨통을 틔워주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닌, 기업들이 나름대로 자구책을 골몰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중장기적인 방안을 제시해 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