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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세계 최초 ‘꿀벌응애’ AI 검출장치 개발… 양봉산업 보호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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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8. 20. 15:22

꿀벌 집단폐사 주범… 세계적 해충 꼽혀
기존 육안 검출방식서 디지털 분석 전환
벌집판 1개당 30초… 2028년 농가 보급
인공지능으로 꿀벌응애 찾아내 꿀벌 폐사 막는다<YONHAP NO-3243>
방혜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꿀벌응애 검출장치'를 개발한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촌진흥청이 '꿀벌응애'를 검출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방혜선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꿀벌응애는 진드기류의 일종으로 꿀벌 애벌레와 성충에 기생하며 발육에 직접 피해를 주거나 각종 질병을 전파해 폐사를 유발하는 해충이다. 감염된 꿀벌은 면역력·생산성 저하 등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꿀벌응애는 겨울철 꿀벌 집단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농진청이 모창연 강원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개발한 AI 기반 꿀벌응애 실시간 검출장치 '비전(BeeSion)'은 벌집판 1개 기준 꿀벌응애 존재여부를 30초 내에 판별할 수 있다.

벌집판을 장치 위에 올려놓고 촬영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AI 분석이 진행된다.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벌통당 전체 꿀벌응애 개체수를 파악, 적절한 조치사항도 안내한다. 분석 정확도는 97.8%에 달하며 고령자나 초보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설계됐다.

방 부장은 "그간 꿀벌응애는 눈으로 검출하는 육안법 등으로 진단해 왔다"며 "하지만 이 방법은 숙련된 양봉인도 벌통 하나에 30분 이상 걸릴 정도로 노동집약적이고 비효율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벌집판 거치 모습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꿀벌응애 실시간 검출장치 '비전(BeeSion)'을 통해 벌집판을 촬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세계적으로도 꿀벌응애는 가장 심각한 해충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전체 꿀벌 군집 중 62%가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꿀벌응애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꿀벌응애가 활발히 활동하는 7~8월 여름철을 집중 방제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대응 중이다. 다만 해당 개체는 크기가 1㎜ 수준으로 참깨 한 알보다 작기 때문에 육안 검출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 적정방제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향후 검출장치를 활용하면 양봉현장에서 꿀벌응애 등 병해충 발생과 이상징후를 미리 발견해 선제적 사양관리를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꿀벌 유충에서 발생하는 곰팡이 질병 '백묵병', 날개불구꿀벌, 비정상유충 등 16개 항목도 진단할 수 있다.

농진청은 해당 장치가 농가 소득 및 경영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장치를 벌통 150개 규모 사육 양봉장에 적용할 경우 수익 증대 효과는 연간 약 860만 원으로 조사됐다.

방 부장은 "노동력 절감, 벌무리(봉군) 피해 최소화, 양봉산물 판매 손실 감소, 약제 오·남용 방지 등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800만 원 이상일 것"이라며 "농가 소득 안정화와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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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폐사 등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꿀벌응애' 표본. /정영록 기자
농진청은 해당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연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현장 실증을 거쳐 2028년부터 전국 양봉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방 부장은 "농가별로 수집된 영상과 분석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양봉사양관리 플랫폼과 연동해 맞춤형 방제 달력을 구축하는 등 (활용도를) 확장할 예정"이라며 "실질적 기술개발은 물론 생산성 향상을 중심에 둔 스마트농업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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