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ELS 판매 재개…하반기 다각화 본격화
전문가 "종합 금융서비스로 경쟁력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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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과거와 같은 공격적 판매는 어려워, 자산관리·보험·퇴직연금 등 종합 금융서비스 확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홍콩 H지수 사태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면서 ELS 판매가 중단됐고, 이번 재개 역시 금융당국이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에야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LS만으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종합 금융서비스 확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비이자이익은 2조6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신탁수수료이익은 3882억원으로 8.3% 늘었고, 방카슈랑스 수수료이익은 2526억원으로 39.5% 급증했다. 지난해 말부터 ELS 판매가 중단되면서 수수료 수익기반이 흔들렸지만, 방카슈랑스와 신탁이 공백을 메우며 실적 회복을 이끈 셈이다.
방카슈랑스는 20년 만에 판매한도가 생보 33%, 손보 75% 수준으로 완화되면서 영업 기반이 강화됐다. 이중 KB국민은행은 앱 내 보험 가입 절차를 11단계에서 6단계로 축소하고 화면 구성도 개편해 비대면 전환율을 높였고, 하나은행은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63.1% 증가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 효과를 활용해 전용 상품 출시를 준비하며 그룹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신탁상품도 채권형 신탁, 신탁형 ISA, MMT(자금시장신탁) 등 안정적인 성격의 상품이 중심이 됐다.
하반기에는 ELS 판매 재개가 더해지면서 비이자이익 다각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9월부터 금융당국이 마련한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에 따라 ELS를 다시 취급할 계획이다. 전담 직원 배치와 전용 상담실·창구 설치가 의무화됐으며, 각 은행은 약 200~400개 거점 점포를 지정해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미 시장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ELS 발행액은 5조2985억원으로, 2023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재개가 은행 비이자이익 확대에 기여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대규모 판매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H지수 사태로 남은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기초자산 다변화, 조기상환 구조 강화, 설명 의무 이행 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자이익 둔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ELS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어렵기 때문에, 방카슈랑스·자산관리·퇴직연금 등 종합 금융서비스와의 결합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ELS 판매 재개 시 상반기보다 비이자이익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ELS만으로는 은행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있어, 종합 금융서비스로 확대 및 병행해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