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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성적표 희비… 신한·메리츠·키움 웃고, 삼성·하나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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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8. 21. 17:55

'발행어음 인가' 신청한 5개 증권사
실적·리스크관리·운용계획 등 중요
메리츠·신한 순이익 두자릿수 증가
키움, 자산관리 3898억원으로 선두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조달이 가능한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 증권사(메리츠·신한·키움·삼성·하나)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메리츠·신한·키움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영업 체력을 확인한 반면, 삼성·하나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적이 인가 당락을 정하는 절대 기준은 아니더라도, 인가 이후 경쟁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기초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사 IR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키움증권으로 나타났다. 순익이 지난해 상반기 4525억원에서 올해 5672억원으로 25% 늘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2072억 원에서 2589억 원으로 25% 증가했고, 메리츠증권은 3918억원에서 4360억원으로 11% 늘었다. 반면 삼성증권은 4721억원에서 4400억원으로 6.8% 줄었고, 하나증권은 1505억원에서 1228억원으로 18%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투자은행(IB)에서는 메리츠증권이 1857억원에서 2102억원으로 증가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뒀다. 키움증권은 1111억원에서 1353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863억원에서 1093억원으로 각각 20% 이상 성장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1734억원에서 1408억원으로 19% 줄었고, 하나증권은 41억원 흑자에서 27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자산관리(WM)에서는 키움증권이 3481억원에서 3898억 원으로 확대되며 1위를 지켰다. 삼성증권은 3872억원에서 3739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고, 신한투자증권은 2704억원에서 275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176억원에서 208억원으로 늘었고, 하나증권은 111억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하나증권의 손실은 과거 투자한 해외 대체자산(부동산·인프라 등)을 정기 평가하는 과정에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설정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 초 금리 영향으로 트레이딩 수익이 줄었고, 해외 자산의 잠재 손실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다 보니 실적에 부담이 있었다"며 "각 사업 부문이 체질 개선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에서 단순 실적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 △자금 운용 계획 △리스크 관리 체계 △시장 기여도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다고 설명한다.

삼성과 하나가 상반기 실적에서 감소세를 보였더라도,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나 향후 운용 계획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5개사가 발행어음 인가에 주력하는 이유는 사업 확장 효과 때문이다.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 운용 여력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어 고객 기반 확대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잔액을 18조원 가까이 늘렸고, 상반기에만 1700억원대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현재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뿐이다. 이들 선발 주자는 이미 조 단위 자금을 기반으로 IB와 운용 성과를 키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신청에 나서면서 '1호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이다. 후발 주자들이 올해 안에 인가를 받지 못하면, 조달·운용 역량에서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사들은 "인가 요건 충족을 위한 준비는 이미 마쳤으며, 현재는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증권사에 조달 자금의 20~25%를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자금이 부동산 PF 대출에 과도하게 쏠렸던 흐름을 막고, 대신 스타트업·신산업 등 성장동력에 보다 원활히 자금을 흘려보내기 위한 것이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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