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돈바스 철수 받아들일 수 없어"…입장차 커 협상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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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두 정상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이번 만남이 평화로 가는 길을 열길 바란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난해 6월 제시했던 기존 요구의 대부분을 고수했지만 영토 편입 문제에서는 일부 후퇴했다.
러시아는 당초 영토 편입을 주장한 4개 주(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전역을 우크라이나가 양도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돈바스) 전역만 넘기면 자포리자와 헤르손에서는 현 전선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현재 러시아군은 돈바스의 약 88%, 자포리자·헤르손의 약 73%를 장악하고 있다.
소식통은 또 러시아가 점령 중인 하르키우·수미·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일부 지역은 돌려줄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나토의 동진 중단에 대한 법적 보장, 우크라이나군 전력 제한,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하지 않을 것 등 기존 요구 사항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승인된 영토를 포기하는 협상은 불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젤렌스키는 "돈바스는 국가 생존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라며 영토 포기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또 나토 가입은 헌법에 명시된 전략적 목표라며 "이는 러시아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워싱턴 회담 직후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회담을 추진하고 이어 미·러·우 3자 정상회담도 열겠다고 언급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로 협상 진행은 난항이 예상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는 21일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먼저 모든 쟁점을 조율해야 한다"고 조건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사뮤얼 차랍 러시아·유라시아 정책 석좌는 "돈바스 포기 요구는 우크라이나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며 "푸틴의 제안은 실질적인 타협이라기보다 트럼프를 의식한 정치적 연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