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내전·지진 겹악재에 인니·미얀마 법인 실적 ‘흔들’
인니 342억원·미얀마 42억원 신용공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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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다른 지역과 달리 두 지역에선 역성장하자, 자금 조달을 지원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신한파이낸스(카자흐스탄)과 신한베트남파이낸스(베트남), 신한인도파이낸스(인도네시아),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등 4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이들 법인은 할부금융과 리스, 신용대출, 신용카드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2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법인에 대해 약 40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를 진행했다. 법인별로는 신한인도파이낸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341억6000만원(128억1000만원, 213억5000만원),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에 대해선 41억7060만원의 신용공여를 실시한 것이다. 신용공여는 지급보증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치는 5월 말 이사회에서 의결된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진행된 것이다.
이는 신한카드가 카자흐스탄·베트남 법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법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는 타사 대비 해외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해외법인 4곳에서 130억6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파이낸스가 76억1500만원,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39억200만원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 상반기 신한인도파이낸스는 28억5900만원 순이익,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13억1400만원 순손실을 냈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24.4%의 역성장세를 나타냈고,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적자로 전환했다.
신한카드는 2015년 인도네시아 살림그룹의 자동차 판매 전문 자회사 인도모빌그룹과 합작법인으로 인도파이낸스를 설립했다. 2016년에는 국내 신용카드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현지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획득해 2017년 신용카드 사업을 본격화해 왔지만, 초기 비용 투자로 인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가 2019년 흑자로 전환했다. 2021년부터는 자본잠식을 벗어났다.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다 올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현지 경기 둔화와 자동차 할부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경우 현지 정치적 리스크가 컸다.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 이후 불안정한 정치·사회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환경 또한 역시 급격히 악화됐다. 여기에 올해 3월 발생한 지진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상환능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영업망도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이번 지급보증 형태의 신용공여로 신한인도파이낸스와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차입 대비 조달 금리가 낮아지고 자금 유동성도 개선돼 영업 기반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두 법인이 단기적 리스크를 완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신용공여는 동남아 자회사들의 금융 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며 "당사는 하반기에 글로벌 내부통제 관리체계 개선과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