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8% 차지…2030 女 소비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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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형지엘리트에 따르면 회사는 2024년 7월~2025년 6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167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포츠 상품화 사업이 실적 견인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의 2024년 7월~2025년 3월 스포츠 매출은 198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105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늘어난 관중 수와 맞물린 결과다. 프로야구 전체 관중은 올해 2년 연속 1000만 명을 넘겼다. 구단 별 집계도 호조세다. 한화와 롯데는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했고, SSG는 시즌 18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구단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구단들의 성적이 좋을 수록 굿즈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e스포츠 등 타 스포츠 유니폼도 담당하고 있지만, 야구 흥행 시에는 해당 매출이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했다.
형지엘리트 내 스포츠는 사실상 주력 사업이 됐다. 교복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스포츠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8%를 차지한다. 형지그룹도 지난 7월 스포츠 상품화를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체질 전환에 속도를 냈다.
소비를 이끄는 주체는 2030 여성이다.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프로야구 티켓 구매자의 38.3%가 이들이다. KBO 조사에서도 20대 여성의 연평균 야구용품 지출액은 23만7000원, 30대 여성은 27만3000원으로 전체 평균(23만5000원)을 웃돌았다. 패션 지출은 줄이더라도 취미에 대한 소비에는 지갑을 여는 세대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유니폼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응원 문화의 일부"라며 "아이돌 팬심이 스포츠로 옮겨오며 굿즈 소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패션업 전반이 역성장하는 흐름과 대비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 봄(3~5월) 의류 소비는 전년 대비 8.2% 줄었고, 통계청 집계로는 2분기 의류 판매량이 1.6% 감소했다. 전통 패션업이 고전하는 사이 형지엘리트는 '팬덤 소비'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 굿즈 경쟁력은 제조 인프라에서 나온다. 교복·신발 제작 과정에서 쌓은 대량 생산 능력과 기획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자이언츠의 캐릭터 협업 굿즈도 형지엘리트가 기획·생산을 함께 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내수 한계를 넘어 해외로도 활로를 찾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복 시장 성장 여지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올해 학령인구(6~21세)는 전체 인구의 13.5%로, 2000년 24.2%에서 20여 년간 10.7%포인트 감소했다. 교복 부문에서 여전히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성장 정체는 불가피하다. 이에 회사는 중국과 아세안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교복 수출을 확대하고, 고품질·기능성 교복과 단체복 등으로 품목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굿즈 등을 활용해 응원 행위 자체를 즐기는 현상 확산이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 활기를 더해준 것으로 풀이된다"며 "고품질 교복으로는 영업 조직 재정비를 단행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갈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