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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재벌 기업들 속속 쪽박,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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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8. 25. 18:22

헝다는 상장 폐지로 사실상 파산
비구이위안 등도 대략 난감
10대 대기업 부채만 한국 GDP 근접
한때는 중국 500대 기업 내 순위 상위권을 다투던 부동산 재벌 기업들이 최근 들어 속속 쪽박을 차고 있다. 일부는 완전 파산해 존재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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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상황을 말해주는 한 매체의 만평. 엄청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속속 파산하면서 중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 부동산 업계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거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예사롭지 않다. 25일 오전 9시를 기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공식 상장 폐지돼 기업 가치를 상실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1996년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출범한 헝다그룹은 한때 잘 나갔다. 2009년 11월 홍콩 증시에 상장됐을 때는 시가총액이 3700억 홍콩달러(65조6600억 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자금난에 빠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2023년 하반기에 2조4000억 위안(元·465조6000억 원)의 엄청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탓에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됐다.

헝다그룹의 상황이 얼마나 한심한지는 상장 폐지 직전의 시총이 한창 때의 1%가 채 안 됐다는 사실에서도 잘 확인된다. 당장 문을 닫지는 않겠으나 생불여사가 따로 없다고 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한때 돈을 주체 못하던 쉬자인(許家印·67) 창업자의 재산도 사실상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일부 언론에서 "그는 이제 중국의 서우푸(首富·최고 부자)가 아니라 서우푸(首負·최고 빚쟁이)가 됐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한때 헝다그룹과 업계 최고를 다투던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 역시 처지가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헝다그룹보다는 적으나 그래도 1조4000억 위안의 부채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규모가 아니다.

이외에도 완커(萬科), 완다(萬達) 등도 벼랑 끝에서 헤매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 상위 기업 10개사의 부채 총액이 10조 위안을 가볍게 넘는다면 굳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일 수 있다. 한국의 연 GDP(국내총생산)에 근접하는 규모에 해당한다.

현재 중국 경제 당국은 부동산 산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인해 백약이 무효하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 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속속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진짜 현실이 됐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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