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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K팝 열풍에 생명력을 더할 전문공연장 ‘서울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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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28. 06:00

임진모
임진모 음악평론가
지난 2000년 그룹 H.O.T의 역사적인 중국 북경 공연과 함께 태동한 K팝의 사반세기 25년은 가슴 벅찬 영광과 어두운 그늘이 교차한 세월이었다. 우리 대중음악의 글로벌 성공에 기뻤지만 환희를 가리는 그림자가 우리 모두를 괴롭혀 왔다. 조용필과 서태지가 맹약한 시절에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빌보드 차트를 손안에 쥐고 그래미상도 넘보는 기적적 경이를 연출한 지금도 우리에겐 변변한 전문 '공연장'을 가지지 못한 것이다. 음악과 그것을 펼쳐내는 '공연장'은 사실상 동의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의해 다시 K팝의 불길이 맹렬히 타오른 지금도 공간은 부재하다. '우리 K팝이 히트의 준거인 빌보드 40위 안에 일곱 곡이 오르면 뭐하나, 그 음악을 '제대로' 관객들과 호흡할 공연장이 없는데...' 이건 어불성설이자 굴욕이다.

팬들과 만나려면 K팝 스타들은 고척돔구장이나 올림픽체조경기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곳들은 라이브 공연을 위한 공간이 아닌 스포츠 경기를 위해 지은 시설들이다. 한 대형기획사 간부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우리 가수들이 노래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울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스포츠 경기장이 음악 공연장으로 재탄생하려면 비용 재투입은 불가피하다. 최적의 음향 환경을 확보하지 못하는 데 따르는 음악 관계자와 관객의 불만도 컸다.

해외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도 사정은 매한가지였다. 2000년대 들어 여러 차례 추진된 팝의 여왕 마돈나의 내한 공연은 체육시설 아닌 전문 공연장의 부재로 번번이 무산되었다. 당시 한국에 이런 공연장이 아직도 없다는 사실에 마돈나 측이 실망했다는 후일담은 우리에게 가슴 아픈 일이었다. 오랜 세월의 우여곡절, 코로나 등 대내외적 악조건 끝에 2023년 마침내 전문 공연장 착공 소식이 날아들었다. 어려운 환경에도 서울시와 카카오가 협력하여 민자사업으로는 최초로 공연장 건립에 착수했다.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시작된 '서울아레나'가 씨앗을 뿌리는 순간이었다.

이는 단순한 아레나 건립을 넘어 서울의 끝자락에서 탈피해 '신도심'으로 웅비를 바라는 서울 창동·상계 지역주민들의 숙원도 이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기회에 급성장 중인 K팝 아티스트의 무대,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을 비롯해 각종 음악 행사를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큰' 공연장을 만들어야 한다. 아레나 공연장은 관객 2만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웬만한 K팝과 외국 인기가수의 콘서트를 너끈히 치를 수 있다. 여기에 신진 아티스트를 위한 중형 공연장과 K팝 전시관도 함께 들어서면 서울아레나만이 아닌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아레나 준공 목표는 2027년이다. 아레나가 준공되면 연간 162만명이 이곳을 찾고 아레나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는 물론 문화산업 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서울아레나는 두 가지 미시와 거시적 과업을 동반 수행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은 서울 창동·상계 지역의 독자적 성취, 반은 문화공연 핫플레이스와 차세대 한류 문화거점의 확보일 것이다. 둘 다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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