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김포 풍무역세권' 분양…주택사업 다시 시동
자체사업→정비사업 중심 ‘성장 동력’ 전환 평가
호반 “주택 다각화·AI 중심 안전 경쟁력 확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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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주거 브랜드 '호반써밋'의 재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회사는 자체사업을 통해 부동산 활황기이던 4년 전부터 시장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다 2022년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로 잠시 보수적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재건축 수주·분양을 재개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안전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에 중대재해 발생 우려가 확산하며 대형사들도 주택사업 확대에 신중한 가운데, 호반건설은 지난해 중대재해 '제로(0)'를 기록하며 안전·신뢰를 기반으로 시장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올해 들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잇달아 확보했다. 최근에는 2059억원 규모의 서울 관악구 '미성동 건영아파트 재건축'을 따내 최고 23층·10개 동·612가구 규모 아파트 신축에 나선다. 앞서 5월에는 한화건설과 함께 6600억원 규모의 서울 양천구 '신월7동 공공 재개발'을 수주했고, 6월에는 908억원 규모의 광진구 '자양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확보하며 올해 서울에서만 세 건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수주가 SK에코플랜트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3977억원 규모의 대전 '도마·변동6-1구역 재개발'에 한정됐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확연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분양 사업에도 다시 시동을 건다. 지난해 8월 '위파크 제주' 공급 이후 이렇다 할 신축 아파트를 분양하지 않았지만, 호반건설은 다음 달 경기 김포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B5블록 '호반써밋풍무'(가칭·956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후 B4·C5블록으로 공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호반건설의 성장 동력 전환으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자체사업 중심으로 실적과 분양 수익을 동시에 추구했지만, 최근에는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출 규제와 고금리 장기화로 수도권 일부 핵심지를 제외하면 분양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배경이다.
실제 호반건설이 자체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분양 수익은 2020년 2984억원에서 2021년 1조3701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고, 2022년에는 2조50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3년 1조5820억원, 지난해 1조147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은 낮더라도 안정적 사업으로 꼽히는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호반건설이 다시 주택사업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이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회사는 지난해 건설 현장 중대재해 '0건'을 달성했고, 최근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25 안전관리 간담회'에서는 삼성물산과 함께 안전관리 우수사례를 발표하며 '안전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외벽 도장 로봇 '롤롯' △하자관리 통합 플랫폼 '채들'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한 점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롤롯은 자동화기기 전문기업 WPS가 개발한 기술로, 수직 와이어를 따라 이동하며 원격으로 외벽 도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사고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AI 번역 시스템도 도입한 점도 현장에서 호응을 받는다. 현장 전광판에 30개국 언어로 안전 지침을 안내하고, 작업 회의 내용을 번역·공유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교육 효과를 높였다. 이로 인해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