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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조 시장” 기업들 뛰어드는 중고거래, 판도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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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8. 27. 17:33

무신사·쿠팡·네이버 등 잇단 참여
롯데 쇼핑은 수익성·시너지 한계 드러내
사기 피해 속 ‘브랜드 신뢰력’ 기반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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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지난 26일 선보인 중고거래 '무신사 유즈드' 서비스/ 무신사 캡쳐
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기업들이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8년 4조원 수준에 불과하던 것이 1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는 지난달 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 등 플랫폼 월간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수요를 겨냥해 무신사, 쿠팡, 네이버 등 기업들이 연이어 중고 제품 판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6일 패션 중고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를 출시했다. 고객이 판매 신청만 하면 무신사가 수거·검수·세탁·촬영·등록을 맡아 상품을 '양품화'한 뒤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존 중고거래에서 소비자가 직접 부담하던 절차를 없애고, 무신사가 보증하는 구조로 신뢰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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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내 'pre owned'를 검색하면 '알럭스'가 판매 중인 명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쿠팡 캡쳐
쿠팡은 이달 초부터 럭셔리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를 통해 명품 중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등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며, 파페치가 정품 여부를 검수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네이버 크림은 '빈티지' 서비스를 신설했고, G마켓과 쓱닷컴도 중고 명품 기획전을 잇달아 열며 발을 넓히고 있다.

배경에는 '브랜드 신뢰'가 있다. 개인 간 거래가 아닌, 기업이 직접 검수와 정산을 책임지는 구조 덕분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거래 사기 건수는 10만건을 넘어서며 피해액만 3340억원에 달했다. 전년(1373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5만8000건이 접수돼 연간 피해가 예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기업-개인 간 거래형(B2C)'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커질 전망이다. 사기 염려를 줄여주는 신뢰 기반 서비스가 소비자를 이끌면서, 시장 선점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진입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2021년 유진자산운용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참여, 1100억원에 중고나라를 인수하며 3년 내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기조와 더불어 사업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고나라는 광고·유료회원제를 도입했음에도 지난해 2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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