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강원 가뭄에 여름배추 수급 ‘빨간불’… 농식품부, 비축분 푼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28010013791

글자크기

닫기

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8. 27. 17:28

삼척 등 영동지역서 작황 부진
비축분 日평균 200톤 규모 방출
생육관리협의체 모니터링 지속
내재해성 신품종 육성도 속도
여름철 고랭지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지역에 가뭄이 덮치면서 농산물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을 통해 시장 공급량을 조절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는 대표적인 '호냉성 작물'로 18~20℃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7월부터 출하되는 여름배추는 해발 400m 이상 고랭지에서만 재배 가능한데 폭우·폭염 등에 취약해 생산량 변동이 큰 편이다.

올해는 강원 강릉·삼척·태백 등 영동지역에 극심한 가뭄으로 일부 산지에서 작황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8월 가뭄 예·경보'를 보면 2월부터 지난 1일까지 최근 6개월간 영동지역 강수량은 399.3㎜로 평년 대비 60.1% 수준에 그쳤다.

특히 강릉은 가뭄이 끝날 때까지 비상 절수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강릉에는 국내 최대 고랭지배추 생산단지인 '안반데기'가 있는 만큼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강원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해 강릉·삼척·태백 등 고랭지배추 생육이 다소 부진한 상황"이라며 "더운 날씨로 재배여건이 좋지 않고, 농작업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급등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고랭지배추(상품) 한 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6601원으로 전년 대비 7.46% 하락했다. 평년보다는 1.24% 높은 수준이다.

도매가격도 전·평년 대비 낮은 수준이다. 농식품부에 의하면 8월 중순 고랭지배추(상품) 10㎏당 평균 도매가는 1만3215원으로 한 포기에 4405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5.4% 낮고, 평년 대비 23.4% 떨어진 가격이다.

도매가 하락세는 시차를 두고 소매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주요 소비처인 대형마트 등에서 공급업체 계약가격, 재고물량, 물류비 등을 고려해 판매가격을 산정하는 데 약 1~2주 소요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기상여건으로 고랭지배추 생육이 일부 저하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다음 달 수급불안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행정조사상 9월 예상 출하면적은 전년 대비 약 20~30% 늘어났다. 태백, 평창, 삼척, 정선 등은 강릉보다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배추 공급 안정화를 위해 정부 가용물량을 하루 평균 약 200톤(t) 규모로 시장에 방출하고 있다. 이는 서울 가락시장 일 반입량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비축분은 3만6000t으로 현재 약 1만6000t 소진했다. '작황 공백'을 메울 여름작형 예비묘도 300만주 확보, 현재 90만주 공급한 상태다.

농촌진흥청·유관기관·생산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작황 모니터링을 지속, 필요시 비료·약제 할인공급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 중순부터 추석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탄력적으로 비축분 방출을 추진한다. 올 추석은 10월 6일로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늦어 농가에서 출하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 9월 중순 전까지는 수급관리에 신경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후위기로 농산물 생육부진 우려가 반복되는 만큼 내재해성 신품종 육성도 속도를 낸다. 농진청은 지난달부터 '하라듀' 배추 등 기후적응형 품종 시범재배를 추진 중이다. 강원 평창·양구·정선 등 6곳에 각 3㏊ 규모 실증단지도 마련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가격 상승 시 주요 소비처에서 정부 할인지원을 최대 40% 실시할 계획"이라며 "국민 물가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