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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심 핵시설 사찰 여전히 불허…IAEA 사무총장 “접근 합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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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8. 28. 09:56

유럽 주요국, 대이란 국제 제재 복원 절차 착수
IRAN-NUCLEAR/IAEA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아직 핵심 농축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지난 6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사찰단이 제한적으로 복귀했지만, 주요 시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국방부는 당시 폭격으로 포르도·이스파한·나탄즈 등 이란 핵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으며, 핵 프로그램이 최대 2년 지연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보유량과 핵능력 복구 속도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싱턴을 방문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사찰단이 해당 시설들을 방문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현재 이란 당국과 이를 어떻게 실행할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우리의 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 아직 내가 바라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 점을 숨기지 않겠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외교관으로서 언제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는 또 위성사진 등 정보를 근거로 "공습 이후 핵물질의 대규모 이동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총장의 발언은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국이 스냅백 조항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 복원 절차 개시를 통보할 예정이다.

스냅백은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로 해제됐던 제재를 자동 복원하는 장치다. 발동되면 30일 안에 제재가 원상 복귀해 이란의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 거래가 금지되고,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은행·해운사 등에 대한 금융제재도 다시 부과된다.

안보리의 30일간의 스냅백 발효 시한은 이란에 마지막 기회를 제공한다. 유럽 3국은 지난 7월 이란 측에 대해 IAEA와의 전면적인 협력을 재개하고 미국과의 핵 협상에 복귀한다면 최대 6개월 동안 제재 발동을 보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이란 간 직접 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간접 협상만을 고수하며, 추가 공격을 받지 않을 안전 보장을 먼저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유럽의 제재 복원 움직임에 지지를 보내며, 이란이 IAEA와의 협력을 회복하고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지도부는 지역 패권 야욕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선택해야 한다"며 "IAEA와의 협력과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의회는 6월 전쟁 직후 IAEA와의 협력 중단 법안을 통과시켰고, 그로시 총장은 안전 문제로 사찰단을 철수시킨 바 있다. 이란은 그로시 총장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과장해 전쟁을 부추겼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의 테러 위협 탓에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정부로부터 24시간 경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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