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역할 '한반도 방어' 넘어 '대만·남중국해' 투입 시사
"미군 장기 주둔·방위 공약 회피"
"미, 세계질서를 홀로 떠받치던 시대 끝나"...신(新)고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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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NSS에는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여러 차례 등장했던 북한은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고, 북한 비핵화 목표도 빠졌다.
한국에 대한 역할 주문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모든 것을 짊어진 거인인 '아틀라스(Atlas)'가 아니라며 동맹국과 파트너가 각 지역 방어의 1차 책임을 져야 한다는 트럼프식 '고립주의' 기조를 재확인하는 연장선에 있다.
NSS는 "일본과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감안해 우리는 이들 국가가 국방비 지출을 늘리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NSS는 증액된 국방비를 사용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만 해협 등 대(對)중국 견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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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S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우리는 제1 도련선(島線·열도선·일본 오키나와<沖繩>∼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어디에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NSS는 그러나 "미국은 이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우리 동맹들이 나서서 지출을 늘리고 더 중요한 것은 집단 방어를 위해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은 제1 도련선 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에 그들의 항구 및 기타 시설에 대한 미군의 접근권 확대, 자체 방위 지출 증액, 그리고 무엇보다 억제를 위한 역량에 투자하도록 촉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쪽 분량의 이번 NSS에서 북한은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 3차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17차례나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중국과 전통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사를 파견하는 등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과의 관여에 소극적인 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 및 중동에서의 전쟁,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 등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증대 등 시급한 사안이 많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달성되기 어려운 북한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NSS는 특히 "어떠한 장기적인 미군 주둔이나 공약도 회피할 것"이라며 미국이 영원히 글로벌 부담을 짊어지려는 과거 엘리트들의 오판을 거부하고, 수십년 간 이어진 성과 없고 막대한 비용이 들며 수십 년간 끝없이 이어지면서 미국을 늪에 빠뜨리는 '국가 건설'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미군 주둔과 방위 조약이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중동뿐만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에도 개입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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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NSS는 중국을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고 규정하면서 경제·기술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SS는 '아시아, 경제적 미래 승리, 군사적 대결 방지' 항목에서 "인도·태평양은 이미 다음 세계의 핵심적인 경제·지정학적 전장 중 한 곳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본국의 번영을 위해 우리는 그곳에서 성공적으로 경제·기술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S는 '재균형(Rebalance)'· '경제적 독립 회복(Restore economic independence)' 등의 표현으로 중국에 대한 사실상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촉구했다.
NSS는 "우리는 앞으로 상호주의와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서 재균형을 잡고,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회복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이 균형 잡혀야 하고, 미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보조금·지식재산권 탈취 등 중국의 약탈적 관행이 끝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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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며 신(新)고립주의 노선을 공식화했다
NSS는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전 세계 질서를 홀로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며 "미국 건국자들은 독립선언서에서 다른 나라들의 내정에 대한 비개입주의를 명확하게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엘리트들이 미국 국민이 국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보는 글로벌 부담을 영원히 짊어지려는 미국의 의지를 심각하게 오판했다"며 "미국은 단독으로 '세계를 지배한다'는 불행한 개념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의 개입에 대한 정당성을 판단하는데 높은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며 미국의 핵심 이익에 직결하지 않는 지역적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NSS는 "다른 나라의 문제는 그들의 활동이 우리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경우에만 우리의 관심사"라며 "필요성을 넘어 주변부(periphery)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