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회피 위해 미국 현지 생산량 늘릴 수밖에…15% 정책 속히 시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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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초 관세 정책 시행 전까지 미국 수출을 늘렸던 현대차·기아는 재고 소진 이후 한 두 달 만에 거액의 관세를 물었다. 현대차 8282억 원, 기아 7860억 원의 관세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한미 간의 자동차 관세 합의가 여전히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 역시 25%의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며 "완성차 업계는 미국이 한국 자동차에 부과하는 15% 관세 정책이 하루 속히 시행되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역대 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쓰고도 전년 동기 대비 15.8%의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난 상황이 3분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 6016억 원으로, 48조 2867억 원이라는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우고도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기아는 국내 완성차의 미국 수출을 줄이고, 미국 현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이 15% 자동차 관세를 시행하더라도 과거 0% 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했던 자동차 판매가를 올리기는 어렵다"면서 "대미 수출 자동차의 판매가를 올리면 고객들에게 관세를 떠넘긴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 미국 현지 생산량을 늘려 판매가를 유지하면서 영업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완성차 업계도 대미 자동차 수출에 있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세계 완성차 기업 10곳(폭스바겐, 제네럴모터스, 토요타, 포드, 테슬라, 혼다, 닛산 마츠다)의 2분기 영업이익이 관세 반영 전과 비교해 29% 줄었다. 주요 10개사의 세계 판매 중 미국 비중은 평균 32%로, 영업이익률은 관세 반영 전보다 2.3%p 하락했다.
25%의 관세가 적용되면서 주요 10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32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관세 비용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이들 완성차 업체들의 전체 영업이익은 45조 4000억 원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대미 수출을 줄이는고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