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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간밤 지진으로 최소 800명이 숨지고 2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주민들은 붕괴한 가옥 잔해 속에 매몰된 가족과 이웃을 찾기 위해 맨손으로 흙더미를 파헤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자정 무렵 동부 쿤아르주 누르갈 지역과 인근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시 일대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났다. 진앙은 잘랄라바드에서 동북쪽으로 27㎞ 떨어진 곳이며, 깊이는 8㎞에 불과해 피해가 더욱 컸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설명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산 전체가 흔들리며 가옥들이 무너져 내렸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누르갈의 한 주민은 "아이들도, 노인도, 젊은이도 모두 잔해 속에 있다"며 "죽은 이를 꺼낼 인력이 없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통신망 두절과 산사태로 일부 마을은 사실상 고립 상태다. 구급대는 도보로 네댓 시간을 걸어야만 현장에 접근할 수 있으며, 부상자 상당수는 낭가르하르 공항을 통해 헬기로 후송됐다.
탈레반 정부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일부 마을에서는 아직도 시신과 부상자가 잔해에 묻혀 있다"며 "헬리콥터가 도착했지만 도로 접근이 어려워 구조가 더디다"고 말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고등판무관은 이번 지진이 기존의 인도적 위기를 더 심화시켰다며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 2023년 10월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아프간에서는 최소 1500명(유엔 집계)에서 최대 4000명(탈레반 정부 추산)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지진은 피해 규모와 인도적 수요 측면에서 2023년 재난을 넘어설 것이라고 국제구호위원회(IRC)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