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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전투기, 바다엔 함대…베트남, 국경일 80주년 맞아 ‘역대급’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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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9. 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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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독립·건국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행진하고 있는 육·해·공군 3군 통합 의장대의 모습/베트남 정부공보
2일(현지시간) 오전, 베트남 심장부인 수도 하노이의 바딘 광장은 붉은 국기와 군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1945년 9월 2일, 호찌민 주석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독립 80주년이자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건국 80주년을 기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 열병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 호치민 박물관에서 옮겨진 성화가 점화되고 21발의 예포 발사와 함께 건국 80주년 기념 열병식의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 오전 7시 5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연설이 끝나자 하늘에선 공군 헬리콥터 편대에 이어 5대의 Su-30MK2 전투기 편대가 위용을 과시하며 날아올랐다.

같은 시각, 남부의 깜라인 해군기지에선 사상 최초로 해상 열병식이 동시에 펼쳐졌다. 해군·국경수비대·해안경비대가 킬로급 잠수함과 게파르트급 호위함 등 베트남 해군의 주력 함대와 함께 바다에 위에서 경례를 올렸다. 베트남이 자국의 영토·영해·영공을 수호할 수 있는 입체적인 군사력을 갖췄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순간이었다.

땅에서는 육·해·공 3군의 의장대를 필두로 각 군을 대표하는 부대와 공안·민병대·각계각층 시민 대표 등 약 4만 명으로 구성된 80여 개의 대오가 절도 있는 행진을 시작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를 시작으로 러시아 근위연대·라오스 인민· 캄보디아 왕립군 등 베트남의 독립과 건국에 함께 했던 외국 군대도 함께 행진하자 귀빈석에 앉아 있던 각국 지도자들이 일어나 손을 흔들기도 했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는 1985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탱크·장갑차·자주포·미사일 등 대규모 지상 군사 장비가 대거 동원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80주년 기념행사는 베트남이 이룩한 눈부신 경제·사회적 발전을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1945년 독립 이후에도 연이어 프랑스·미국과 전쟁을 치르고 분단을 겪었던 베트남은 국제사회의 경제 봉쇄 등 수많은 역경에도 직면했다. 이런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통해 시장 경제를 도입하며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한때 세계 최빈국이었던 베트남은 이제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도이머이 이후 베트남 경제는 약 40년 만에 국내 총생산 50억 달러(6조 9745억원)에서 4760억 달러(663조 9724억원)로 95배나 증가해 세계 34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 했다. 1인당 국내 총생산(GDP)도 4000달러를 넘어섰고, 90%에 달했던 빈곤율은 4%대까지 떨어졌다. 지도에 이름조차 없던 베트남은 80년 만에 세계 194개국, 거의 모든 국가와 수교했다.

베트남 지도부는 기념 연설을 통해 "과거의 영광스러운 역사는 베트남 민족이 미래에 더 높은 새로운 정점들을 계속해 정복해 나갈 것이란 믿음의 확고한 토대"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트남은 건국 100주년을 맞이하는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국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럼 서기장 역시 이날 열병식 연설에서 "이는 온 민족의 염원이자, 역사와 인민 앞에서의 명예로운 맹세"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과거의 기념을 넘어서서 미래를 향한 베트남의 국가적 자신감과 비전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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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독립·건국 80주년 열병식에서 베트남 54개 민족으로 구성된 여성 민족 민병대가 행진하고 있다/베트남 정부공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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