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물류 효율화… 비용 절감 기대
美·유럽 이어 일본까지 공급망 확대
현지 맞춤 인프라로 선도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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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중국의 덤플링(Dumpling) 대신 '만두(Mandu)'를 전파한 CJ제일제당이 '교자천국' 일본에 직접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한국식 만두'로 도전장을 냈다. K컬처가 전 세계의 대세가 된 만큼 확실한 흐름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올초 첫 해외 출장지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K컬처를 바탕으로 한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준비된 일본 사업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2일 일본 지바현 기사라즈시에 신규 만두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약 1000억원을 들여 축구장 6개 크기(부지 4만2000㎡)에 연면적 8200㎡ 규모로 지은 지바 공장은 최첨단 생산라인을 갖췄으며 일본 전역으로 비비고 만두를 공급하게 된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은 "지바 공장은 일본 사업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세계 시장에서 K푸드의 영토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업체 '교자계획(교자케이카쿠)'을 인수해 2020년부터 오사카부, 군마현, 아키타현, 후쿠오카현에서 만두 공장을 운영했으나 생산시설을 신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생산으로 원재료 조달과 제품 공급이 효율화되면 배송비, 관세 부담이 줄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본의 연간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며 '비비고 만두'와 유사한 '교자' 형태의 만두 비중이 절반이 넘는 만큼 성장 여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CJ제일제당의 일본 만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8% 증가했고, 일본 식품사업 매출도 약 27% 올랐다. 올 2분기 매출만 935억원으로 미국(1조1120억원) 다음으로 큰 해외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은 '만두 1위'를 달성한 미국 시장만큼 일본 시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이날 일본 '이토추상사'의 식품부문과 사업 협약을 맺었으며, 두 회사는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손을 잡고 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토추상사'는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중 하나로, 일본 전역을 아우르는 유통망과 함께 현지 최대 식품 유통사인 '니혼악세스', 대형 편의점체인 '패밀리마트' 등 유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본 만두 시장은 일본 종합 식품기업인 아지노모토와 이토안이 1, 2위로 점유율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일본 시장 만두 점유율은 9% 정도다.
CJ제일제당은 K컬처의 영향에 더해 두부와 당면 등을 넣어 맛을 차별화한 만두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7월에는 비비고 전용매대를 돈키호테 등에 입점시켜 브랜드 인지도도 쌓았다. 지난해에는 '비비고 김밥'이 약 250만개 팔리기도 했다.
계속해서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국내 식품시장의 대안으로 미국 다음 일본인 셈이다.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사업은 올 1분기에도 전년 대비 매출이 1%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5%가 줄어들며 성장이 멈췄다.
이철성 CJ제일제당 지바 공장장은 "'만두 1위'를 달성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방식을 일본에도 심을 것"이라며, "현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제품으로 '비비고 만두' 열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