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美 겨냥 "인류, 제로섬 게임 직면"
괌 킬러 등 첨단무기 총동원 '자신감'
3국 군사훈련 등 본격 안보협력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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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중국이 반미 및 반서방 진영의 좌장으로서 '북중러' 연대를 공식화하는 자리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좌우에 둔 채 톈안먼 성루에서 행한 연설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시 주석은 연설을 통해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방 세계를 견제하면서 북한, 러시아와의 협력과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며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임하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중화민족은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립적이고 강인한 민족"이라며 "과거 정의와 악, 빛과 어둠, 진보와 반동의 생사가 걸린 투쟁에 직면해 공통의 증오를 품고 저항하면서 민족의 생존과 부흥, 인류의 정의를 위해 싸웠다"고 언급한 부분은 중국이 곧 미국을 대체할 국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열병식에 총동원된 첨단 무기들 역시 중국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단서다. 미국을 비롯해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인 둥펑(東風·DF)-5C와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이 대표적이다. 이번 열병식 이후 중국은 북한, 러시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3국 간 합동 군사훈련 실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기 거래 역시 한국으로서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열병식 이후 예정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치 구도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전승절 열병식이 신냉전의 시작을 상징하는 무대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