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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족집게 전략’ 통했다…호주엔 픽업·일본엔 소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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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09. 04. 21:21

기아, 타스만 앞세워 호주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
일본선 소형 전기 SUV '인스터'로 재진출 3년 만에 반전
미국·인도 등 주요 시장 공략도 '현지 맞춤 모델'로 확대
(사진 5) 더 기아 타스만 X-Pro 외장(1)
호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기아의 첫 픽업 타스만./기아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특성과 생활 환경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 모델을 앞세워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4일 호주 시장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1988년 현지에 진출한 지 37년 만의 성과다. 특히 2018년 50만대를 넘어선 뒤 불과 7년 만에 두 배를 달성하며 최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을 보여줬다.

업계는 호주 소비자 수요를 폭넓게 반영한 다양한 라인업을 성장 배경으로 꼽는다. 기아는 경차 피칸토, 호주 베스트셀링 미니밴으로 자리 잡은 카니발, EV3·EV5 등 전동화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을 넓혔다. 여기에 올해 4월에는 브랜드 첫 픽업 '타스만'을 투입해 현지 맞춤 전략을 완성했다.

특히 타스만은 호주에서 100만번째 판매 차량으로 기록되며 상징성을 더했다. 개발 단계부터 현지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했으며, 차명 역시 호주 최남단에 위치한 타스마니아 섬과 타스만 해협에서 따와 '호주를 위한 모델'임을 강조했다.

타스만은 출시 전 호주에서 진행한 사전계약이 2만 대를 넘으며 큰 관심을 모았다. 호주는 광활한 국토와 거친 지형, 장거리 이동이 일상화된 생활환경으로 인해 픽업의 인기가 높다. 호주에서는 픽업을 '유트(UTE)'라고 부르는데, 짐 운반과 견인 능력에서 강점이 있는 픽업이 호주 사람들에게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대차도 일본에서 맞춤형 전략 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8월 648대를 판매해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618대)을 넘어섰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나 성과 부진으로 2009년 철수했다. 이후 2022년 아이오닉 5와 수소차 넥쏘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재진출했다. 현대차는 일본에 재진출하며 온라인 판매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지만 판매량은 연간 500~600대 수준으로 미미했다. 올해 분위기는 반전됐다. 소형차를 선호하는 현지에 맞춤형 모델 소형 전기 SUV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EV)를 선보이면서다. 인스터가 현지에서 호응을 얻음에 따라 현대차는 일본 재진출 3년 만에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섰다.

현대차·기아는 미국과 인도에서도 현지 맞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SUV 수요가 큰 미국에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를 투입하고, 저렴하고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는 인도에는 현지 전용 소형 SUV 현대차 크레타와 기아 시로스를 판매하는 식이다. 특히 크레타는 올해 상반기 인도 자동차 시장 모델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현대차의 현지 공략이 통했음을 입증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각국의 생활 환경과 소비자 성향을 반영한 모델을 선보이며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며 "호주, 일본,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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