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당 주석에 면죄부
다른 유명 인사들 안도
|
훙 전 주석은 교사 출신으로 1980년 정계에 투신, 2016년 국민당 최초의 여성 주석으로 선출된 후 여세를 몰아 총통 후보까지 됐으나 정작 출마하지는 못했다. 워낙 경쟁력이 약하다는 비관론이 비등하면서 주리룬(朱立倫·64) 현 주석으로 후보가 교체된 탓이었다. 현재는 사실상 반 은퇴 상태이나 아직까지 원로로서 국민당 내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친중 노선을 걷는 국민당의 원로답게 일찌감치 열병식 참석을 공언한 후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 정부의 엄포에도 실제로 자신의 뜻을 실천에 옮겼다. 3일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라 행사를 지켜본 것이다. 게다가 이튿날에는 중국 당정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회동, 양안(兩岸) 교류 등의 현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예우를 나름 상당히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훙 전 주석이 처벌을 면함에 따라 대만 당국의 '불참 촉구' 대상이었던 일부 친중 연예인들 역시 면죄부를 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대만인 사업가인 렁유청(冷有成) 씨는 "대만 정부는 일찌감치 거의 모든 공무원들에 대한 열병식 참석을 금지했다. 하지만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꼬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들을 처벌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면서 민진당 정부가 처벌 운운했던 것은 결국 해프닝으로 그치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은 3일 열병식 직후 중국을 맹비난하면서 기세를 올린 바 있다. 이 때문에 훙 전 주석 등이 처벌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대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100%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의 권위가 상당한 상처를 받게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열병식 이전까지도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던 그의 레임덕은 이제 더욱 분명한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