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US오픈 결승 보러간 트럼프에 관중 야유…보안검색 강화에 팬들 입장 지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08010004082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08. 11:15

US-PRESIDENT-TRUMP-TRAVELS-TO-NEW-YORK-TO-ATTEND-U.S.-OPEN-FINA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으로 향해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을 참관했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을 찾았다가 관중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대통령의 방문으로 강화된 보안 절차 때문에 입장 대기 줄이 길어져 많은 관중이 경기를 제시간에 보지 못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 넥타이를 맨 정장을 입고 경기 시작 45분 전쯤 뉴욕에 있는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광판에 비친 대통령의 얼굴에 2만4000석 규모의 스타디움 곳곳에서 야유와 휘슬 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가 연주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소 짓자 더 큰 야유가 쏟아졌다.

이후 그는 경기 내내 박수를 거의 치지 않은 채 관람했다.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이탈리아의 얀니크 시너를 꺾는 장면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묵묵히 경기를 지켜봤다.

대회 조직위는 대통령 방문을 고려해 경기 시작을 30분 늦췄지만, 공항 수준의 보안 검색으로 관중 대기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수천 명이 입장하지 못한 채 경기가 시작됐고, 상단 관중석 상당수는 한 시간 가까이 텅 비어 있었다. 미 비밀경호국은 성명을 내 "대통령 경호에 따른 포괄적 조치가 불가피했다"며 "관중의 인내와 이해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승전에 스위스 시계업체 롤렉스의 초청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스위스산 제품에 39%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15%)이나 영국(약 10%) 제품에 적용되는 세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기업 초청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들어 정책 유세 대신 스포츠 이벤트를 중심으로 공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슈퍼볼(미식축구)·데이토나 500(자동차 레이싱)·UFC 경기(종합격투기)·NCAA 레슬링 챔피언십,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축구)에 참석했고, 행사마다 환호와 야유가 엇갈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경기장 밖에서 대규모 시위는 없었지만, 관중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지지의 상징인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보스턴에서 온 한 여성 팬은 "빨간 모자가 마가 모자로 보일까 싶어 일부러 분홍색 모자를 골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팸 본디 법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