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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흡혈 빈대 매개체 ‘샤가스병’ 유행…“태아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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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0. 16:51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흡혈 빈대가 사람 물어 감염"
발열·피로·통증 증상…장기간 후유증 시달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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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홈페이지의 샤가스병 설명. 사진은 이 병을 옮기는 흡혈 곤충. /WHO
최근 미국에서 중남미 지역의 열대 풍토병인 '샤가스병'에 감염된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발간한 학술지 '새롭게 등장한 감염병'에서 흡혈 빈대가 매개체인 샤가스병이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가스병은 흡혈 빈대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사람의 얼굴을 주로 물어 '키싱 버그'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기생충인 크루스파동편모충에 감염된 흡혈 빈대가 사람을 물고 난 뒤, 그 배설물이 피부 상처를 통해 침투하거나 눈 또는 입을 통해 감염된다.

산모가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개 등 반려동물도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급성 감염의 경우 잠복기 수 주 또는 수개월 뒤 눈꺼풀이 부어오르거나 발열, 피로, 통증 등이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 치료받지 않을 경우 만성 샤가스병으로 진행돼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CDC 관계자는 "샤가스병 환자의 최대 30%는 심부전이나 식도 또는 결장 비대증으로 이어지는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테네시 등 적어도 8개 주에서 '외부 유입이 아닌 요인'으로 샤가스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우리는 이 문제(샤가스병)를 저소득·중간 소득 국가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미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에서도 이런 질병의 발생률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샤가스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감염 치료를 위해서는 구충제를 복용해야 한다.

CDC는 샤가스병이 유행하는 국가를 여행할 경우 흡혈 빈대의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몸을 가리는 옷을 입으라고 권고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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