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전문' 宋사장 건설명가 재건 주목
청주 복대동·성수2지구 등 수주 도전
무재해·신규 수주로 실적 반등 노려
송치영 신임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 무대에 올랐다. 최근 잇따른 건설 현장 중대재해로 위기에 처한 포스코이앤씨를 맡게 된 송 사장은 안전 경영 강화와 신규 수주 확대라는 '투톱 전략'을 앞세워 회사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안전 강화 기조 속 청주 복대동 복합개발과 성수2지구 재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정조준하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초부터 중단했던 전국 100여 개 현장 공사의 대부분을 재개했다. 현재 남은 2~3곳도 곧 정상화해 전국 모든 현장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10일 경남 김해 신문지구 공동주택 현장에서 '안전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안전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송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노조 대표, 협력사 관계자 등 9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인력 확충 △안전 기술 강화 △투자 확대 △전 현장 점검 △특별교육 등을 통해 무재해 실현을 다짐했다. 40여 일간 멈췄던 공사를 재개하며 안전역량을 최우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동시에 송 사장은 사업 확대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중대재해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면허 정지·공공공사 입찰 제한 등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 방어 또한 회사로선 매우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음 달 15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충북 청주 흥덕구 복대동 복합개발 민관협력 사업에 메리츠증권과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한다. 지난달 대표이사 교체와 공사 중단 조치가 이뤄진 뒤 사실상 첫 수주 도전이다. 복대동 일대 1만7087㎡를 공공·수익 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다만 대우건설·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서울 성동구 성수2지구 재개발도 포스코이앤씨가 정조준하는 대형 사업이다. 총공사비만 1조8000억원 규모로, 최근 열린 현장 설명회에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해 삼성물산 건설부문·DL이앤씨 등 9개사가 참석했다. 업계는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의 양강 구도에 삼성물산까지 가세할 경우 치열한 삼파전이 될 것으로 본다. DL이앤씨는 신용등급에서,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수주 실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포스코이앤씨가 수주 확장의 동력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무재해 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최근 다른 건설사 현장에서도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회사 이미지와 신뢰 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포스코이앤씨가 다시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는 배경에는 송 사장의 존재감이 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포스코 안전특별진단 TF 팀장·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 센터장을 역임하며 그룹 내 대표적인 '안전 통'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부임 한 달여 만에 송 사장이 포스코이앤씨의 안전 중심 경영 환경을 체계적으로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출 안전보건 센터장을 사내이사(CSO)로 선임해 이사회에 합류시킨 조치가 대표적이다. 안전보건 이슈를 기업 의사결정 핵심 의제로 격상시킨 사례로,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초 전국 현장 작업을 전면 중단하며 가동한 '안전 비상 경영 체계 D-150'도 주목받는다. 모든 현장 PM이 매일 직접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근로자 전원에게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는 '위험하면 작업 없다'는 원칙을 실행 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CSO의 이사회 합류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안전이 경영 핵심 의제로 올라섰다는 신호"라며 "송 사장이 무재해 달성과 신규 수주 성과를 동시에 거둔다면, 포스코이앤씨는 안정적 경영 기반과 대외 신뢰 회복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