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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위는 지난주 프라보워 대통령이 5명의 장관을 경질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한 이후 열리는 첫 대규모 집회다. 이는 정부의 '수습책'이 최근 벌어진 반정부시위의 또 다른 중심축이었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근본적인 분노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또 다시 드러낸 셈이다.
시위를 주도하는 기사 협회 '가르다'는 최대 5000 명의 기사들이 대통령궁과 의회, 교통부 청사 앞에 집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핵심 요구 사항은 두디 푸르와간디 교통부 장관의 사퇴다. 시위 주최 측은 "교통부는 우리의 요구를 듣기 위한 논의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지난 개각에서 이런 장관이 유임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교통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면에는 인도네시아 플랫폼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시위에 동참하는 인도네시아 교통노동조합(SPAI)의 릴리 푸지아티 위원장은 "정부가 우리를 플랫폼의 '파트너'라고 부르기 때문에 우리는 사회보장제도 같은 법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산재보험료 50% 할인 혜택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기사들은 건강보험·고용보험·연금 등을 포함한 '100%의 보호'와 '노동자'로서의 법적 지위 인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릴리 위원장은 대학생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남편과 나, 둘 다 거리에서 장시간 일하지만 정부로부터 전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날 시위대는 장관 사퇴와 노동권 보장 외에도 지난 시위 과정에서 희생된 동료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과 루스담디안샤의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경찰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대학생 단체들도 이번 시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주최 측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대중을 동원해 계속해서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해 인도네시아의 갈등이 다시 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