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우크라 전쟁 대응 등 논의 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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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왕실 일가의 영접을 받는다. 윈저성은 약 천 년 동안 영국 군주의 거처였던 곳으로, 마차 행렬과 예포 발사, 공군기 편대 비행, 국빈 만찬 등 화려한 의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살아 있는 기억 속 가장 큰 규모의 국빈 환영 행사"라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방문을 "역사적인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일정을 통해 양국 간 '특별한 관계'를 강화하고, 무역과 투자 확대,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논의에 성과를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구글의 대규모 투자 발표와 원자력 협력 합의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무역 논의도 주요 의제"라며 "기존 협정은 훌륭하지만, 영국은 좀 더 나은 조건을 원하고 있다.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날은 의전 중심으로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영접을 받은 뒤, 찰스 국왕과 카밀라 왕비와 함께 성 내 마차 행렬에 오른다. 행렬 길에는 영국 군인 1300명이 늘어서 대통령을 맞이한다.
왕실은 트럼프 부부에게 미국과 관련된 소장품을 보여주고,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묘소가 있는 성 조지 예배당을 찾아 헌화한다. 이후 군용기 편대 비행과 국빈만찬이 이어진다.
찰스 국왕에게 이번 방문은 미묘한 의미를 지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50년 넘게 환경 문제와 종교 간 대화를 강조해 온 국왕은 세계관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영국 정치학자 앤서니 셀던은 "트럼프 대통령과 찰스 국왕은 거의 모든 주제에서 견해가 다르지만, 국왕은 언제나 품위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행사가 원만히 진행된다면 국왕 치세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 일정은 스타머 총리의 별장인 체커스로 옮겨가며 본격적인 외교 현안이 논의된다. 총리는 전날 왕실 의전에서 얻은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져, 영국 내 표현의 자유 문제나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의 해임 논란 등 민감한 사안으로 관심이 쏠리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피터 만델슨 전 대사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으로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엡스타인과의 관계가 재조명되며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