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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무대 의장석 앉아 회의 주재… 글로벌 외교 리더십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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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09. 21. 17:34

李, 안보리 공개토의 주도 의미
정상급 인사 직접 주재는 이례적 사례
국제무대서 韓 외교 영향력·위상 강화
AI 시대 안보 논의로 미래 담론 주도
중재·조정 역할… 다자외교 성과 기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석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4일 직접 오른다. 안보리에서 정상급 인사가 직접 공개토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안보리 공개토의 주재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고, 안보 의제를 주도해 '미래 안보 담론의 선도자'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외교성과를 거두려 하고 있다.

21일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안보리 의장국은 한 달간 국제안보의 '사회자'이자 '얼굴'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9월은 전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미국 뉴욕에 모이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가 개최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이번 안보리 의장국 수임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의장국은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의제를 정리하며 공식 성명이나 언론발표를 조율한다. 국제 갈등과 위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어떤 사안이 우선 논의될지, 어떤 톤으로 발표할지가 의장국의 손에 달려 있다. 의장국은 자국 외교 어젠다를 의제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의 이익 실현을 위해서도 중요한 자리다. 실제로 지난달은 파나마가 의장국을 수임했는데, 파나마는 '해양 안보: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 혁신 및 국제 협력'이라는 주제로 고위급 공개토의(High-level open debate)를 개최했다. 파나마는 지리적으로 운하가 중요한 해상 루트가 있는 나라로, 해상 보안 문제를 자체 이해관계와 연결해 강조한 것이다. 또 군사적 충돌 중심 의제 외에 무역, 해상 물류, 국제 협력, 기술 혁신 등 해상보안이라는 문제를 국제적 안보문제 중 하나로 부상시켰다.

이번 공개토의에서 한국은 '인공지능과 국제 평화·안보(Artificial Intelligence an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이는 전통적인 무력 충돌이나 분쟁 해결을 넘어, 신기술이 국제질서와 안보 환경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논의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직접 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하는데, 각국 정상이 안보리 공개토의를 이끄는 일은 드물다. 2009년 미국이 의장국을 맡았을 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핵무기 확산 방지를 주제로 한 안보리 정상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또 2018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법의 역할을 주제로 공개토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국제외교 무대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국이 '미래 안보 담론의 선도자'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외교 행보라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공개토의를 직접 이끄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여지는 것은 한국 외교의 리더십을 가시화하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안보리 의장국 수임은 다자무대에서의 우리의 가시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정부는 이번 안보리 의장국 수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위상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안보리 공개토의는 유엔총회 기간에 열리는 만큼 이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프랑스·이탈리아·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등 5개국 정상과 만날 예정이다. 이에 한국이 제안하는 담론이 국제 규범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의제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균형 잡힌 리더십을 발휘해 공개토의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한국은 중재자·조정자 역할을 통해 다자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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