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도 극단, 중간 지대 축소
산업도 일부는 폭망과 대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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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우선 빈부 격차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전국 곳곳 거리의 풍경만 대략 살펴봐도 중산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만드는 경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비록 빈부격차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기는 했으나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10%는 가볍게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 비율은 약 7.7% 전후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구로 따질 경우 1억1000만 명이 채 안 된다. 이는 달리 말해 슈퍼 리치와 극빈층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소득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수치인 지니계수(0으로 갈수록 평등, 1로 갈수록 불평등)에서 중국이 최근 수년 동안 미국 못지 않은 0.5 전후를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이런 현실을 잘 말해준다.
이러니 소비도 중간지대가 없는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극소수의 슈퍼리치들이 자신들을 겨냥한 이른바 구이쭈잉샤오(貴族營銷·귀족마케팅)를 즐기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 극빈층들이 그냥 배불리 먹기만 하면 좋다는 식으로 극한의 저렴한 식단인 충구이타오찬(窮鬼套餐·거지세트)조차 감지덕지하는 것은 다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가 막힌 현실은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 등의 번화가나 식당가들의 현장을 살펴보면 누구라도 바로 알 수 있다.
산업 역시 대체로 마찬가지 아닐까 보인다.그럭저럭 유지되는 분야는 보기 드문 상황에서 폭망 아니면 대박인 케이스로 극명하게 나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야 한다. 예컨대 요즘 핫한 AI(인공지능)를 필두로 하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와 부동산, 전기차 산업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완전히 핫한 상황을 즐기면서 인력난까지 겪고 있으나 후자는 파산이 거의 일상이 되고 있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17이 폭발적 판매량을 기록하는 반면 전기차 업체들은 대리점과 생산라인 대폭 축소를 통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처지도 극과 극이 되고 있다. 한쪽은 귀하신 몸으로 대우를 받으면서 몸값이 천정부지에 이르고 있으나 다른 쪽은 체불과 감원 등의 칼바람에 눈물을 삼키고 있다. 이들 가족들의 처지 역시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세상 어디에나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심하면 곤란하다. 경제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단단한 허리 역할을 해야 하는 중간지대가 부실해지면 결코 튼튼한 경제가 되기 어렵다. 현재 G1 자리가 목전에 왔다고 자부하는 중국의 경제는 바로 이런 상황에 직면했다고 단언해도 좋다.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