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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매체 텡그리뉴스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총 42억 달러(약 5조5600억 원) 규모의 기관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 기업 와브텍(Wabtec)은 카자흐스탄에 화물 기관차 30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와브텍은 2009년 아스타나 인근에 공장을 세운 뒤 지금까지 600대 이상의 기관차를 생산했으며, 현지화율은 약 45%에 달한다. 2024년에는 기술·엔지니어링 센터를 개설해 현지 인력 교육과 기술 이전을 추진해왔다.
이번 계약으로 공급되는 기관차는 토카예프 대통령의 핵심 프로젝트인 카스피해 국제운송로(TITK)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단순 구매를 넘어 국가 전략과 맞물린 협력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토카예프 대통령과 훌륭한 통화를 했다"며 "미국 철도 산업은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번 합의로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게 됐다"고 강조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뉴욕 체류 중 펩시코(PepsiCo)와 아마존(Amazon) 경영진과도 만나 약 5억7000만 달러(약 8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펩시코는 카자흐 남부 알마티 주에 3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스낵 공장을 건설하고 9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는 5개 주 15개 농가가 참여해 감자 재배부터 저장·가공까지 전 과정을 현지화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 '쿠이퍼(Kuiper)' 프로젝트를 카자흐스탄에 도입하기로 하고, 카자흐텔레콤과 협약을 체결했다. 약 2억 달러를 투입해 알마티·악콜·악타우 지역에 지상 인프라를 구축하며, 이를 통해 전국에 고속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카자흐 정부는 이번 사업이 디지털 격차 해소와 통신 인프라 현대화, 사이버보안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카자흐스탄의 투자 다변화 전략을 보여준다. 그동안 양국 협력은 석유·가스 등 전통 자원 분야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번 성과로 농업·제조업·디지털 산업 등 비자원 부문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