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언석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오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민주당은 기어이 25일 본회의를 개최해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졸속 처리된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이에, 우리 당은 25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송 원내대표는 "의원님들께서는 본회의 무제한 토론을 대비하여, 사전에 일정을 조정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아울러, 이 시간 이후부터 해외 활동 및 일정은 전면 금지됨을 알려드린다. 정확한 법안 건수 및 본회의장 지킴 조 편성(안)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시작된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 종결 동의를 의결하고, 표결을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안 처리에 드는 시간만 약 70일이 걸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4건만 우선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가 예상되기 때문에 법안 처리 순서와 안건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조직법,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국회 상임위 정수 규칙 4건 정도만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여야 이견이 없는 비쟁점 법안 49건과 검찰청 폐지 등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개정안, 국회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안, 국회증언감정법(증감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전면 필리버스터를 꺼낸 배경에는 여당의 입법 강행과 전날(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가 작용을 크게 한 것으로 보인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높여도 잘 통하지 않고, 거대 여당이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모든 법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당내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