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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기 대회’ 서울시 떠난다…잠때리기 대회 강행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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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25. 09. 24. 16:36

한강
한강 멍때리기 대회 포스터/ 서울시
국내외에서 주목받아온 멍때리기 대회가 내년부터 서울시와 결별한다.서울시가 기획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멍때리기 대회와 비슷한 잠때리기 개최한 것이 이유다.

멍때리기 대회 기획자인 웁쓰양(활동명) 작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와 내년부터 멍때리기 대회를 같이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웁쓰양에 따르면 대회 준비 과정에서 미래한강본부는 지난해 멍때리기 대회와 별도로 유사 행사인 '잠때리기 대회'를 기획·진행하려 했다. 일정과 방식이 멍때리기 대회와 유사해 논란이 일었고, 협의 끝에 이름을 잠퍼자기 대회로 변경해 진행했다. 당시 웁쓰양은 "다음에도 이 행사를 또 주최하면 멍때리기 대회는 더 이상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했다.

하지만 올해 초 멍때리기 대회 협의 과정에서 잠퍼자기 대회 홍보물이 이미 올라온 상태였고 그가 또 이의를 제기하자 '잠퍼자기 대회는 개최하지 않는다'는 담당자측 해명을 믿고 5월 대회를 치렀다.

이후 9월에 다시 잠퍼자기 대회 홍보물이 게시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웁쓰양이 재차 따지자 담당 주무관은 '자기 부서 일이 아니라 몰랐다'고 답했고 '그걸 기획한 사람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웁쓰양은 이에따라 "결국 협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는 "좋은 콘텐츠가 나와봐야 뭐하나. 같이 키우기는커녕, 돈 몇 푼 아끼고 실적 내려는 마음에 베끼기에 바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에서는 한국 문화를 수출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냐"며 "최소한 작가가 작품을 지키고 그걸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바탕은 국가가 만들어 줘야하지 않나"고 비판했다.

웁쓰양은 이재명 대통령이 발언한 "즐길 때는 모두의 자산으로 즐기지만 생산은 각자 알아서하는 것으로 맡겨져있다"는 발언이 담긴 영상을 동의의 뜻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이 보기에 잘 나간다는 '멍때리기 대회'도 결국 이런 상황" 이라며 "예술인 여러분, 정신 똑바로 차리셔야 한다. 아무도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고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멍때리기 대회는 웁쓰양이 진행해온 도시놀이 개발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시민 참여형 퍼포먼스 예술로 기획됐으며 심박수를 측정해 가장 안정된 참가자를 우승자로 뽑는다. 한국의 독특한 문화로 매년 외신에서 기사화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있다.

2014년 서울광장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2015년에는 중국 베이징과 경기도 수원에서 열렸다. 2016년부터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구 한강사업본부)와 올해까지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2021년을 빼고 매년 개최됐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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