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희망고문 아닌 ‘9명의 메이저리거’ 대표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25010014171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9. 25. 15:43

clip2025092515200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 /AP·연합
"어후, 가서 큰 절을 해서라도 모셔와야지. 고민거리도 아니죠"

야구 골수팬임을 자처한 지인이 한국계 야구선수 데인 더닝(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예리하게 꺾여 들어가는 커터를 보며 한 말이다. 메이저리거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출전한다는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한국계 선수들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야구는 첫 대회인 2006년 WBC에서 4강에 올랐고, 2009년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이루며 세계 중심에 섰다. 당시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 공화국을 연파하더니 '세계올스타급' 미국까지 제압하며 기적을 만들었다.

이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은 최근 3차례 대회(2013·2017·2023년) 연속 1라운드 탈락이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 2013년 1라운드 탈락 땐 "한 번은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어간 팬들도 연이은 탈락 소식에 한국 야구의 '실력'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축구로 따지면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탈락해 월드컵 본선 무대에도 오르지 못한 셈이다.

이제 한국 야구의 1차 목표는 1라운드 통과다. 팬들의 눈도 '한국계 빅리거'들에게 쏠렸다.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옌스 카트로프가 몰고 온 한국계 선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야구계로 번진 모양새다.

괴물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MLB)엔 한국계 선수 여럿이 활약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선수는 토미 현수 에드먼(LA다저스)이다. 지난 대회에 이어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드먼 조합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키스톤 콤비다.

투수력 보강도 눈앞이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대표팀 승선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피쳐다. 한 경기를 제대로 맡아 줄 투수진이 부족한 대표팀에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불펜 모두 소화 가능한 더닝도 대표팀 명단에 오르내린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도 태극마크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그는 지구 우승을 눈 앞에 둔 디트로이트에서 핵심 플래툰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대회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도 다시 하마평에 오른다.

이들 한국계 선수 5명에 김하성·이정후·김혜성·배지환까지 포함하면 빅리거만 9명이다. 이들 모두가 대표팀에서 뛸 수 있을진 미지수지만 WBC에 나서기만 한다면 충분한 세계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대표팀 순혈주의는 깨진 지 오래다. 국적 불문 한국 피만 흐른다면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WBC에서 다시 경쟁력을 보여주면 된다. 팬들도 야구계 인사들도 이를 원하고 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미국으로 날아가 그들과 충분히 소통했다. 내년 2월 3일 발표될 2026 WBC 한국대표팀 최종 명단이 최상의 전력으로 꾸려지길 바란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