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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강남·지방까지 석권”…이한우 號 현대건설, 주택사업 영향력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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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9. 28. 15:27

압구정2구역·전라중교 재개발 수주…누적 8.6조원 “돌파”
삼성물산 추격 따돌리고 ‘정비사업 1위’ 등극
‘주택통’ 이한우 대표…수익성·리스크 관리 전략 “주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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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국내 주택사업 전반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금융 규제로 부동산 시장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분양 단지마다 '완판'(100% 계약 완료)을 기록하며 시장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2022년 기록한 역대 최대치(9조3395억원)를 넘어설 기세다.

그 중심에는 '주택통'으로 불리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의 전략이 자리한다. 불확실성이 짙어진 시장 환경 속 수익성이 보장된 핵심 사업지를 선별해 '올인'하는 방식이 성과로 이어지며, 이 대표의 존재감이 현대건설의 확고한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2조7488억원)과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전북 전주시 '전라중교 일원 재개발'(총공사비 7332억원, 계약금 4033억원)을 연이어 따내며 정비사업 신규 수주액 3조원을 확보했다.

올해 누적 수주액으로 약 8조6800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7조원 중반대 실적을 제치고 정비사업 수주 실적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삼성물산이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을 수주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현대건설이 다시 격차를 벌린 셈이다.

특히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상위 10대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도가 크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지켜왔다. 올해 들어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따돌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이 대표의 주택 사업 전략적 결과로 풀이한다. 지난해 말 취임한 이 대표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30여 년간 현장과 전략을 두루 경험하며 '주택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취임과 동시에 그는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수익성 중심의 사업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나아가 서울·수도권·지방 핵심지를 선별해 조기 선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힐스테이트·디에이치 브랜드 가치 제고와 미래 주거 모델 개발·확산을 통해 고객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즉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 등 주거 브랜드 가치 제고 △삶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미래 주거 전략 △조합과 입주민 신뢰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이 전략적으로 맞물려 현대건설의 시장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고분양가 논란을 딛고 완판을 이끌기 어렵지만, 이 대표가 추진해 온 차별화된 가치 창출 전략이 주택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인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양 계약을 모두 완료했다. 지난 5월 1순위 청약에서 최고 3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 부담에 초기 계약은 지연됐다. 그러나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진 서울 주택시장 분위기 △2400여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힐스테이트 브랜드 파워가 결합하면서 결국 완판에 성공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도 마찬가지다. 경기 과천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 사업으로 공급된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159가구 모집에 8315건이 몰려 평균 5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초단기간 내 계약이 완료되며 디에이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이 올해 처음으로 정비사업 '10조 클럽'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공사비 1조4000억원대) 수주가 유력하며, 연말까지 누적 수주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은 시공사 선정이 핵심인데, 브랜드 경쟁력이 곧 분양수익을 좌우한다"며 "현대건설은 이미 다수 모범 사례를 통해 조합원 신뢰를 확보한 만큼, 시장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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