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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톰크루즈’ 정치 유세장서 압사 참사…“최소 39명 사망, 51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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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9. 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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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인도 타밀나두주 카루르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배우 출신 정치인 비자이와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들의 모습/PTI 캡쳐 갈무리
인도 남부의 '톰크루즈', '절대자'로 불리는 배우 출신 유명 정치인의 유세 현장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최소 39명이 사망하고 51명이 다치는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압사 사고는 전날 수만 명의 지지자들이 폭염 속에서 몇 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정치인 비자이(51)를 보기 위해 그의 유세 버스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시작됐다. 일부 지지자들이 앞으로 밀려 넘어지면서 대열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깔리면서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비자이가 유세 차량 위에서 폭염에 쓰러지는 지지자들을 향해 생수병을 던져주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군중을 보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 압사사고로 어린이 9명을 포함해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51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라파티(총사령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비자이는 지난 30년간 타밀 영화계의 최고 스타로 군림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정당 '타밀라가 베트리 카잠(TVK)'을 창당하고 2026년 주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의 유세 현장에는 매번 경찰의 통제 인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그의 정당 창당 행사에서도 압사 사고로 6명이 숨지기도 했다.

AP통신은 인도 남부지역에선 고대 타밀 문화에 뿌리를 둔 '영웅 숭배' 문화로 일부 영화 배우들이 높은 위상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많은 영화 배우들이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일부는 신적인 지위를 부여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압사 사고라는 비극적인 소식에 인도 전역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비자이는 사고 이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마음이 찢어진다. 견딜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에 빠져있다"면서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과 함께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M.K. 스탈린 타밀나두 주총리는 희생자 유가족에게 100만 루피(약 155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전직 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에선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교행사인 마하쿰브 축제 기간 동안 수만 명의 힌두교도들이 신성한 강에서 목욕을 하기 위해 몰려들며 최소 3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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