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입 여부는 확실하지 않아"
|
AP통신에 따르면 로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밤 싱가포르 공항에서 억류됐다가 약 4시간 만에 입국 거부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는 초청을 받아 비공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구체적인 행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런던에 거주 중인 로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해외로 망명한 대표적 인사다. 그는 이번 방문을 위해 싱가포르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입국이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약 14시간 공항에 머문 뒤 다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로는 성명에서 "입국 거부 결정은 정치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독자적 법체계를 유지해 왔으나,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중국 중앙정부가 국가보안법을 도입하면서 민주진영에 대한 탄압이 강화됐다.
로는 2014년 조슈아 웡과 함께 '우산혁명'을 주도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016년 홍콩 입법회 의원에 당선됐지만, 선서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충성 맹세를 의문형 어투로 낭독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해 로와 함께 해외에 체류 중인 민주화 인사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검거에 도움이 되는 제보자에게는 100만 홍콩달러(약 1억8000만 원)의 현상금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