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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자외선 차단제 대규모 판매 중단 사태…SPF 오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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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10. 01. 16:27

SPF 50+ 제품, 실제 차단지수 4에 불과
원재료 문제 확인…검사기관 신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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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애들레이드 프로스펙트에서 열린 사이클 대회 현장에서 한 선수가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EPA 연합
호주에서 판매 중인 자외선 차단제의 효능이 제품에 표기된 것보다 확연히 떨어진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현지 의약품 규제 당국인 치료제품관리청(TGA)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호주 주요 언론은 현지에서 최근 자외선 차단 효과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지난 30일까지 총 18개 제품이 리콜되거나 판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판매 중지 제품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은 지난 6월 호주 소비자보호기관인 초이스(CHOICE)가 시중에 자외선 차단지수(SPF)를 50+로 표기해 판매 중인 유명 제품의 실제 효능이 그보다 현격히 낮은 SPF 4에 불과하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추가 조사 결과, 초이스가 의혹을 제기한 제품에 사용된 기본 자외선 차단제 원재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동일 원재료를 사용한 모든 선크림에 대한 전면 조사가 시작됐다.

제조사들은 이 기본 원재료에 향료와 색조제 등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최종 제품을 생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국민 3명 중 2명꼴로 평생 적어도 한 번은 피부암에 걸릴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피부암 발병률이 가장 높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자외선 차단 규정을 가지고 있다.

현행 SPF 검사는 최소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결과가 유효하지 않을 경우 추가 검사를 요구한다.

SPF는 각 유효 검사의 평균값으로, SPF가 50 이상이라고 주장하려면 평균 SPF가 최소 60이 돼야 할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다.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의 배경에는 SPF 테스트 결과의 신뢰성 문제가 있다. TGA는 성명을 통해 영국에 본사를 둔 시험 기관인 프린스턴 소비자 연구 기관(PCR)이 실시한 SPF 테스트의 신뢰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TGA에 따르면 문제가 된 기본 원재료를 사용한 다수 회사가 당사가 밝힌 SPF의 정확성을 입증하기 위해 PCR의 테스트 결과에 의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초이스의 최근 자체 검토에서 불합격한 최소 8개의 자외선 차단제가 과거 호주 시장 인증을 받기 위해 PCR의 테스트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도 논란도 일고 있다.

TGA는 문제가 있는 기본 원재료를 사용하고 PCR 테스트를 거친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규제 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때 표기된 SPF를 맹신하지 말고 2시간마다 충분한 양을 덧바르는 등 적정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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