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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미국의 ‘반도체 50% 미국 생산’ 요구 거부…통상 협상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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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0. 01. 14:55

USA-TRUMP/CHIPS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로고가 지난 6월 7일 대만 가오슝 공장에서 보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이 미국의 '자국 내 반도체 수요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미·대만 간 통상 협상에서 반도체 문제가 본격적으로 충돌하면서 향후 협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정리쥔 대만 부행정원장(부총리)은 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이 자국 반도체 수요의 50%를 미국 내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대만은 결코 동의한 적이 없고 이번 협상에서도 논의되지 않았다"며 "대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요구를 공식적으로 차단한 셈이다.

정 부총리는 대만이 이번 협상에서 집중하려는 쟁점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와 관련한 관세 및 공급망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조사 대상을 확대하며 대만의 반도체 관련 수출품 대부분을 포함했다.

앞서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만과 자국 내 반도체 생산 비중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며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시기 반도체 공급난을 겪으면서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에 대한 지나친 의존 리스크를 우려해 왔다.

대만 행정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루트닉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를 포함한 협상단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일정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 타결은 관세 상호주의, 232조 조치, 공급망 협력에서 양측이 합의에 도달해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지난 7월 대만산 수입품에 대해 20%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는 일본과 한국 등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반도체 관련 품목은 여전히 232조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어 이번 협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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