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정부부터 열어야 의료협상 가능”…셧다운 장기화 ‘평행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07010001533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0. 07. 09:39

민주당 "협상 없다"…공화당 "공은 민주당에 있다"
"셧다운 길어지면 해고도"…'예산 절감' 카드 만지작
USA GOVERNMEN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6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의료보험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 문제와 관련해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곧바로 이를 거둬들이며 다시 교착상태로 돌아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의 협상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건강보험 관련해서도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을 단기 예산안 통과의 조건으로 내건 상황에서, 일말의 협상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민주당의 실패한 의료정책을 포함해 어떤 사안이든 협력할 의지가 있다. 하지만 먼저 정부를 재개해야 한다"고 적었다. "오늘 밤이라도 정부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덧붙이며, 셧다운이 해소돼야만 의료보조금 논의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민주당 지도부는 "협상은 없다"고 일축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지만, 진심으로 협상할 생각이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지난주 백악관 회의 이후 정부 측이 완전히 '무응답 상태'"라며 "백악관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태도를 정면 비판했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여성·영유아 지원 프로그램(WIC) 자금이 바닥나고 있다"며 "지금 피해를 보는 것은 미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협상할 것이 없다"며 "우리는 이미 정부를 열기 위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공은 상원 민주당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원은 이번 주 회기를 열지 않기로 하면서 셧다운 해법의 주도권은 상원으로 옮겨간 상태다.

이날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제출한 정부 재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두 안 모두 필리버스터를 넘기 위한 60표 확보에 실패했다.

양측 모두 "상대가 국민을 볼모로 셧다운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맞서며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슈머 원내대표는 "우리는 정부를 열고 수천만 명의 의료위기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협상은 두쪽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셧다운 장기화는 미국 경제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세 정책이 기업 경영에 혼선을 주는 가운데, 고용 증가세는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재정적자도 2조 달러에 달하면서 재정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셧다운을 예산 효율화의 기회로 보고 있다.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휴직 중인 공무원 일부는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영구 감원을 통해 예산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미 해고가 시작됐다"고 언급했지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해고'가 아니라 '휴직'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휴직자는 근무는 중단되지만, 셧다운 종료 후 소급해 급여를 받는다. 다만 레빗 대변인은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실제 해고가 단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여야가 모두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양측 모두 국민 여론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고 확신하며, 상대의 '항복'을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