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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리더’ 다카이치 사나에, 상징성과 현실의 괴리…일본 사회에 드리운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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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기자

승인 : 2025. 10. 10. 10:30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AP 연합
일본 정치사에서 첫 집권여당의 리더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가 일본 사회에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과 시민사회 반응을 종합하면, 상징적 의미와 실제 정책·이념적 행보 사이에 뚜렷한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요미우리, 아사히, 산케이 등 주요 신문과 NHK, 니혼TV 등 방송은 이 '보수적 여성 지도자'의 등장이 사회적·문화적 논란을 동시에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0월 10일자에서 다카이치 총재의 여성 리더십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 노선이 극히 보수적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기사에서는 "유리천장은 깼지만, 정책·이념의 벽은 더 높아졌다"는 시민사회의 평가를 전하며,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보수적 정책 행보 사이의 괴리를 강조했다. 특히 외교·헌법 개정, 방위 정책 등에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전통적 남성 정치 중심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같은 날, SNS 여론과 온라인 반응을 토대로 다카이치 총재의 사회적 이미지와 실제 정책 지향의 괴리를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진보 성향 시민들은 "여성의 승리가 아닌 극우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보수층은 "국가 정체성을 회복하는 상징적 여성 지도자"로 환영하는 양극단적 반응이 나타났다. 기사에서는 특히 일본 내 성평등 논의가 정치 리더십과 연계될 때, 정책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강조되는 사회문화적 특성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총재를 '보수적 여성 리더십'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실험으로 규정하며, 일본 내 정치문화 변화와 사회적 담론 구조를 조명했다. 산케이는 총재 출현이 여성 정치인의 정치적 참여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지만, 정책 결정 과정과 내각 운영에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적 사고와 보수적 제약이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를 "일본식 보수 페미니즘"으로 명명하며, 일본 사회 전반의 젠더·이념 갈등을 상징하는 사례로 해석했다.

이번 현상은 한국에도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한국과 일본 모두 여성 정치인과 사회문화 담론이 민감하게 연결돼 반응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상징적 리더십'과 실제 정책 행동 사이 괴리를 보여준다. 둘째, 다카이치 총재의 보수적 여성 리더십은 한국의 정치·사회적 젠더 논의와 대비 가능하다. 국제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의 정치적 이미지와 정책 방향이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언론 등 일본 사회 내 반응 양상은 한국 측면에서도 '문화적·사회적 맥락을 고려한 분석'으로 활용 가능하다.

현재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총재 등장을 단순히 '역사적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상징성과 정책 현실의 괴리, 사회적 논란, 젠더·이념 갈등이라는 복합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여성 리더십과 정책 방향의 관계, 사회적 반응을 비교 분석하며, 일본 정치·사회 동향을 보다 정밀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향후 한일 사회문화의 기초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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