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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의 그림자, 한국의 수출·관광·금융 모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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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기자

승인 : 2025. 10. 12. 13:52

157엔대 약세 지속에 수출 금융 소비 전방위 충격
원·엔 환율 불안 속 한일 경제 ‘상호 충격’ 본격화
화면 캡처 2025-10-12 113617
일본 도쿄의 항구 /EPA 연합
일본 엔화의 약세는 이제 일본 내부의 문제가 아니다. 157엔대 지속적인 흐름은 한국 경제 전반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한·일 상호 충격의 매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환율 측면에서, 강한 엔저는 원/엔 환율을 900원대 진입 수준까지 밀어올릴 수 있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한국 기업들이 엔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본산 제품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에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현실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컨대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중공업 분야는 엔저 효과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부문이다. 수출 기업들은 단가 하락 압박, 마진 축소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의 내부 경제지표도 경고음을 드러낸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29개월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보도가 있다. 그 결과 일본의 내수는 둔화 기조로 접어들고 있으며, 일본 정부·기업의 수요가 위축될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엔저와 실질임금 하락이 동반되면, 일본은 '수입주도형 소비 국가'로서의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

금융 흐름 측면에서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장 완화 지속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글로벌 자금이 엔화에서 원화 또는 달러 자산 쪽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존재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유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자금 유입·유출이 활발한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자금 흐름 변동이 증시·채권시장에도 파동을 던질 요인이 된다.

관광 및 소비 부문에서는 흐름의 반전이 예상된다. 엔저가 지속되면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일본여행'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행 관광객은 증가하면서 일본 내 소비 기반으로 작동할 것이며, 반대로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소비하는 규모는 축소될 개연성이 있다. 이는 관광수지 역조(逆調)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엔약세 국면에서 일본인 근로자들이 한국에 장기 체류하거나 소비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와 함께 무역·경제 지표에서도 이미 일부 변화가 관측된다. 예컨대 수출단가 급변, 환헤지를 통한 리스크 관리 증가,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 등이 한국 기업들의 경영 압박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엔화 약세에 따라 수입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므로,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 압박과 비용 상승이 병행하는 복합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생산자 물가(PPI) 추세에서도 엔저 영향이 반영된 상승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최종적으로 엔저 충격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시험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수출 경쟁력 둔화, 금융 자본 흐름의 변동성 확대, 관광 및 소비 흐름 역전 등이 결합하면, 한국 정부와 기업은 엔저 리스크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환헤지 강화, 수출 품목별 대응 전략 다각화,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 등이 시급 과제로 떠오른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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