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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에 미중 APEC 정상회담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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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0. 12. 17:37

中, 美 무역협상 후에도 中 지속 제재
희토류 수출 통제는 정상적 행위 주장
트럼프 고집하면 상응 조치 강구 피력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치킨게임에 이달 말 경주에서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이었던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무산 가능성이 높으나 막판에 극적으로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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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불붙은 미중 관세전쟁. 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양국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2일 전언에 따르면 약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담에 임하는 양국의 그동안의 행보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해도 좋았다. 외신 일각에서 양국의 관세 및 무역전쟁이 곧 종전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대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9일 중국이 희토류 등 물자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완전 반전됐다.

아마도 중국이 APEC 정상회의에서의 정상회담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그러지 않았나 보인다. 충분히 상정 가능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즉각적인 대응 역시 상상을 불허할 만큼 강경했다. 중국의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10일(현지시간) 대중 기존 관세율인 평균 55%에 100%를 추가하는 외에 핵심 소프트웨어를 수출 통제한다는 조치로 즉각 맞불을 놓았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의 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중국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응이 아니었나 보인다. 중국으로서도 일단 멈칫 해야 할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부 외신과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 역시 대체로 이렇게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은 물러서지 않았다. 상무부 대변인이 12일 기자와의 문답 형태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9일 중국이 희토류 등 물자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것은 법규에 근거해 자기 수출 통제 체계를 완비하는 정상적 행위"라면서 "걸핏하면 고액 관세로 위협하는 것은 중국과 공존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일전불사의 전의를 불태운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무부는 "만약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 역시 단호히 상응 조치를 취해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후속 보복 조치 실시도 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피력했다. APEC에서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도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상무부가 "관세 전쟁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적"이라면서 "우리는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라지는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미뤄볼 때 중국이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고 봐도 괜찮기 때문이다. 성사가 불투명한 정상회담을 20여일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됐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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