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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학교 휴대전화 금지령 본격 시행 2년, 긍정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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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10. 13. 15:06

2020년 빅토리아주서 시작, 각지로 확대
수업 집중도·참여도 향상…학습 능력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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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호주의 각 주(州)정부가 초·중·고등학교 내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 금지 정책을 도입해 교육 현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호주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금지가 학생들의 일상에 뚜렷한 변화를 불러왔다면서, 다수의 교사가 해당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역별로 방식의 차이가 있으나 해당 조치를 통해 대부분은 학기 중 학생의 모바일 기기를 가방이나 사물함에 보관하도록 의무화했다. 사용하다 적발된 것은 압수해 하교할 때까지 학교 행정실에 보관하도록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가장 먼저 빅토리아주가 2020년 공립 초등·중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2023년 서호주, 태즈메이니아, 뉴사우스웨일스(NSW), 남호주가 뒤를 이어 실시했다. 퀸즐랜드는 2024년 일과 시간 중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했다.

각 주의 교육부와 학교들은 자체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NSW 교육부 조사에서는 휴대전화 금지로 이 지역 공립학교 교장의 약 81%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개선됐다고 보고했으며, 학생 응답자의 약 87%는 교실에서의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남호주의 조사에서도 교사의 약 70%가 수업 시작이 원활해졌고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특히 사이버 괴롭힘과 같은 문제 발생 빈도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휴대전화 금지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의 광경도 달라졌다. 금지 조치 시행 후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 더 활발해졌다. 쉬는 시간에 학우끼리 소통하고 신체 활동을 하는 빈도가 늘었다.

일부 학생들은 이 금지령으로 학교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고2에 해당하는 서부 시드니 공립 고교 11학년 에이미는 교실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없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됐다고 했다.

이제 그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된 사진이 동의 없이 공유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했다.

비판적인 입장도 있다. 휴대전화를 안전과 보안에 중요한 도구로 여기는 일부 학생들은 금지 조치를 두고 '과잉 반응'이라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했다.

모나시 대학교의 닐 셀윈 교수는 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한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금지 정책을 디지털 시민 교육, 정신 건강 증진 프로그램과 병행해야 한다며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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