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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윗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 발표 직후 브라운대가 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가 장기 성장을 이어가려면 확고한 반(反)독점 정책이 필요하다"며 "선도 기업들이 혁신을 멈추지 않도록 경쟁적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이론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학자로, 기술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규명한 공로로 이번 상을 받았다.
하윗 교수는 "슘페터는 과거 독점이 혁신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실제로는 경쟁이 혁신을 더 자극한다"며 "시장이 더 경쟁적일수록 선도 기업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술개발을 계속할 유인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주요 산업에서 독점적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혁신이 위축되고 있다"며 "규제되지 않은 독점은 결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대해서도 신중한 시각을 내놨다. 하윗 교수는 "현재의 AI 붐은 1990년대 정보통신(IT) 버블과 비슷한 과열 양상"이라며 "많은 기술 붐이 붕괴로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이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강력한 범용 기술이지만 일자리와 숙련노동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시장에만 맡기지 말고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려면 개방적인 무역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며 "관세 인상과 무역 장벽은 시장 규모를 축소시키고 혁신 인센티브를 약화시킨다"고 경고했다.
하윗 교수는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아이디어와 인재의 교류를 확대하는 개방적 환경이 중요하다"며 "지식의 흐름이 인구구조에 막히지 않도록 글로벌 협력의 채널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하윗 교수와 함께 조엘 모키어(79·미 노스웨스턴대), 필리프 아기옹(69·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INSEAD·LSE)을 2025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세 사람의 연구는 기술혁신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