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3분기 전망도 먹구름
과일소주 등 해외시장 개척 총력
|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맥주 총 수요는 전년 대비 약 6%, 소주는 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들어서는 감소 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주류 업체들의 실적을 보면 불황이 피부로 느껴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상반기 맥주 매출이 26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42억원) 대비 39.8% 급감했다. 소주 매출도 1756억원으로 전년(1834억원) 대비 4.3% 줄었고, 와인 역시 378억원으로 전년(407억원) 대비 8.1%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내수 주류 사업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모두 역신장했다.
하이트진로도 상반기 맥주 매출이 3820억원으로 전년(3989억원) 대비 4.2% 감소했고, 소주는 7721억원으로 전년(7760억원) 대비 0.5% 줄었다. 업계 1위 오비맥주의 주류 전체 매출도 8606억원으로 전년(9097억원) 대비 5.4% 감소했다.
3분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증권가는 롯데칠성의 3분기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4% 감소하고,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은 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4% 감소한 629억원, 롯데칠성의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류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음주 문화의 급격한 변화다. 업계는 이를 단기적 현상이 아닌 장기화된 흐름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젊은 층이 건강 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음용률이 굉장히 떨어졌다"며 "회식 문화도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문화 자체가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도 "대학생들이 MT, OT 등에서 예전처럼 많이 마시지 않고 코로나19 때 건강 트렌드가 민감해지면서 와인, 위스키, 저도주가 유행하다 보니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도 주류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식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술 소비가 우선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술이 다른 음료 대비 비싸고, 음용의 절반 가까이가 식당 채널에서 이뤄진다"며 "경기가 어렵고 소비가 침체되다 보니 외식비를 많이 줄이게 되고, 술은 기호식품이라 소주 하나에 6000~7000원 하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돼 외식에서 술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 주종 중에서도 맥주 매출의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지난 5월 맥주 출고가가 2.7% 인상된 이후 주류 도매상의 가수요 물량이 소진되지 못하면서 3분기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하이볼 등 도수가 낮으면서 가볍게 마시는 주종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늘어나면서 맥주의 소비량이 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맥주는 맥주끼리 경쟁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주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류 업체들은 어려운 내수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RTD(즉석음용음료) 등 제품군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수출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동남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새로, 처음처럼 같은 오리지널 소주와 과일 소주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도 "주류 내수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소주가 해외에서 트리거가 돼 회복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