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직권남용 의혹, 국민 앞에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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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실장은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거론되고 있다. 김 실장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상임위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김 실장의 과거 행적은 물론 재산내역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매일 새로운 의혹들이 국감장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은 김현지로 시작해 김현지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정조준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은 총무비서관 시절의 여러 가지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국감에 나와서 성실하게 국민의 질의에 답변해야 한다"며 거듭 국감 출석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의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를 포함해 6개 상임위의 국감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존의 위치에 있는 김 실장에게 털끝만큼의 이미지 손상을 가하지 않으려는 눈물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김현지를 내놓으라"며 "그렇게 깨끗하고, 일 잘하고, 청렴하고, 유능하고 아무 거리낌이 없다면 무엇이 두려워서 못 나오냐"고 꼬집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파면 팔수록 많은 의혹들이 노출되고 있다"며 "본인이 국감장에 오셔서 명확한 답을 주시면 해결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해 "스토커 수준으로 집착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감 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이 국감에 출석 못 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은 계속 정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국감 본질을 흐리고 정쟁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은 지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는 정해지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실장을 둘러싼 공방이 자칫 여야 모두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실장이 집중적으로 야당의 공격을 받으면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될 수 있고, 국민의힘도 다른 국정감사 이슈들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책 실패, 예산 낭비 등 국감장에서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데 김 실장에게만 과도하게 매몰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현지 실장이 국감장에 나와서 설명하면 된다. 국감장에 대법원장도 오는데 김현지 실장은 왜 못 오냐"며 "민주당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